유럽 총기사고 급증 ‘골머리’
수정 2002-04-29 00:00
입력 2002-04-29 00:00
지난해 9월27일 스위스의 추크주에서는 경찰관으로 위장한무장괴한이 주 의사당에서 총기를 난사, 14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했다.3월27일에는 프랑스 파리 근교 낭테르에서우울증에 걸린 한 30대 남자가 시청에서 총기를 난사해 시의원 8명이 숨졌다.여기에 26일 독일 에어푸르트의 한 고등학교에서 퇴학생 1명이 총기를 난사,17명의 목숨을 앗아간사건이 발생하자 유럽인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4년 전 프랑스의 투르크엥에서 고등학생 1명이 총에 맞아숨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교육장관이던 클로드 알레그레는 미국을 빗대 “프랑스는 카우보이나 폭력배들이 판치는 나라와는 다르다.”고 개탄했었다.그러나 26일 에어푸르트사건 후 독일 경찰의 콘라드 프라이베르그는 “미국과같은 상황이 우리에게도 닥쳐왔다.우리의 일상생활에 폭력이 넘쳐나는 것을 더이상 막기 힘들게 됐다.”고 실토했다.
유럽에서 총기난사 사고가 급증한 것은 총기 입수가 쉬워진데다 규제마저 느슨하기 때문이다.특히 10년 전 유고연방이 해체되면서 격렬한 내전이 벌어진 이후 수많은 자동화기들이 서유럽으로 밀려들어왔다고 유럽 치안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강력범죄 급증은 유럽 정가에도 영향을 미치고있다.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 당수가 2차투표에 진출한 데에는 강력범죄 증가가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3월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국제연합 가입안이 통과된데도 추크주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또 유럽이 더이상 미국보다 안전하고 평온한 곳이 아니라는 새로운 인식은 최근 점점 세력을 부풀리고 있는 유럽 우경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낳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2002-04-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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