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석연찮은 ‘이자 682억’ 전산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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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29 00:00
입력 2002-03-29 00:00
씨티은행 관계자들은 ‘사고’가 보도된 날 오씨를 찾아가 전산착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한다.그러나 오씨는“신뢰를 밑천으로 한 은행이 큰 실수를 저지르고도 ‘전산착오였으니 미안하다.’란 말 한마디로 유야무야 덮으려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 여부,무수한 계좌의 실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그래야 자신도 모르게 이름이 도용된 과정과 ‘검은돈’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씨가 받은 금융소득통보서를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우선 고객 한 사람의 은행계좌는 많아야 10여개여서 계좌기록이 A4용지로 1장을 넘지 않을 텐데 300장이나 출력됐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우편으로 발송했다는 점이다.또 기업고객의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자유예금’은 같은 계좌번호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달 두번이나 같은 액수의 이자소득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지난해 발생한 이자소득만 소득통보서에 포함돼야 하는데 올해 1월에 지급된 이자소득도 명시돼 있는 등 전산오류로만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들이 여러군데서 발견된다.
은행측이 타인의 계좌정보를 오씨 개인에게 말할 수 없다는 건 이해되지만 금융당국에는 이런 점들을 명쾌하게 해명해야 한다.은행의 신뢰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잘못을덮으려고만 한다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올해는 금융당국이 정한 ‘금융소비자 보호의 해’다.세계적인 금융기관임을 자부하는 씨티은행이 금융소비자를진정 위하고 있는지 새삼 되돌아볼 일이다.
김미경 경제팀기자chaplin7@
2002-03-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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