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 펀드 가입 40대 여성 한해 이자소득 68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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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27 00:00
입력 2002-03-27 00:00
세계적 금융기관인 미국계 씨티은행이 40대 여성고객에게“지난 한해동안 금융이자소득 682억원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금융소득통보서를 발송해 와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씨티은행측은 뒤늦게 “오는 5월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를앞두고 금융소득통보서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전산착오가 일어났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으며,석연치 않은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6일 씨티은행 ‘사고’에 대한 경위조사에 착수했다.

[하루아침에 수백억원을 벌다?]직장인 오모(49·여·경기도용인시)씨는 최근 씨티은행 분당점으로부터 A4용지 300쪽이넘는 금융소득통보서를 우편으로 받았다.통보서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년간 수천개가 넘는 은행계좌를 운용,씨티은행에서만 682억 7000여만원의 이자소득을 올린 것으로 돼 있다.

이같은 규모의 이자소득을 올리려면 4%대 예금금리를 고려할 때 원금만 2조원 가까이 돼야 한다.

통보서에는 오씨의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보통예금과 기업자유예금·정기예금·양도성예금증서(CD) 등 거래계좌의 번호와 계좌별 이자소득이 수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그러나 오씨가 씨티은행과 거래한 것은 지난해 8월 뮤추얼펀드에 3500만원 가입한 것이 전부.오씨는 “무언가 잘못된것 같아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며 “혹시 누군가가 자신의 계좌를 몰래 이용한 것은 아닌지,‘검은 돈’은 아닌지 알 수가 없어 신문사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전산착오일 뿐’] 씨티은행은 본지의 사실확인 요청에 처음에는 “당장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둘러댔다.그러다가이자소득과 세금,이자지급일 등에 대한 착오를 인정하며 ‘전산착오’라고 해명했다.씨티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과기업고객을 같이 관리하다 보니 오씨의 내역서에 일부 기업고객의 이자소득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소득세·주민세대부분이 면제된 것으로 보아 기업고객의 정보가 틀림없다.

”고 했다.씨티은행측은 “거래내용을 시정해 수정된 통보서를 곧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신뢰 추락] 금융계에서는 선진금융기법의 선두주자인 씨티은행이 이같은전산장애를 일으킨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산사고는 발생할 수 있지만 이렇게 큰 금액이 잘못된 경우는 드물다.”며 “누가봐도 이해하기 힘든 잘못을 확인조차 안하고 발송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고객확장에 치중한 나머지 서비스나 영업처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일시적으로 오씨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차용해 비자금 등의 관리계좌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고가 씨티은행의 주장대로 단순한 전산착오에 의한 것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조사에 들어갔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2-03-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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