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준비된 기자’만 배려하는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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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6-02 00:00
입력 2001-06-02 00:00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취재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 자들이 연일 짜증 섞인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이번 대회를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면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갖 가지 불편을 겪는데 따른 것이다. 불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우선 경기 후 기자석에 기록지 가 배포되지 않아 공식기록을 확인하려면 인터넷을 연결해 FIFA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그러 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들 ‘슈팅 몇개,오프사이드 몇개’ 하는 식의 경기내용을 분석할 친절한 정보도 없다. 경기 후 감독과 인터뷰를 하는데도 큰 불편이 따른다.인터 뷰 지역이 출구로 향하는 길목의 ‘믹스트 존’(Mixed Zone )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질문답변도 선 채로 순식간에 끝나 기 일쑤다.선수에 대한 질문시간은 아예 없다.게다가 질문 도 FIFA 공보관이 미리 준비한 너댓개의 항목을 읽는 것으 로 끝나 한국기자들은 한국팬들의 입맛에 맞는 대답을 유도 할 길이 없다.개인적으로 질문하려는 기자들은 ‘믹스트 존 ’에서 출구까지 특정 감독이나 선수를 따라가며답변을 들 어야 하지만 얼굴이 익지 않아 누가누구인지 헷갈릴 때도 많다. ‘믹스트 존’ 인터뷰에서 질문과 답변이 영어 한가지로만 이뤄지는 것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같은 방식은 감독과의 인터뷰가 의자와 테이블이 갖춰진 회견실에서 통역이 붙여진 가운데 자세히 이뤄지던 우리의 관행에 비춰보면 생소하기 짝이 없다.기록지 공개방식도 마 찬가지. 그러나 이에 대한 FIFA의 답변은 간단명료하다.FIFA는 축 구와 감독과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준비된 기자’만을 배려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언어 문제 도 마찬가지라는 것.당연히 국제공통어인 영어를 알아야 하 고 특정 감독과 대화하려면 특정 언어를 아는 사람이 유리 한 게 당연하다는 논리다.영어가 서툰 프랑스 감독을 개인 적으로 접촉하려면 프랑스어를 배우라는 식이다. 속말로 ‘너무 뻣뻣하다’는 느낌이 앞선다.그러나 곰곰 되씹어보면 수긍가는 부분도 적지 않다.특히 ‘준비된 기자 ’ 운운에는 딱히 할 말이 없어진다.우리의 취재 현실을 들 어 항변하자면 할 말도 많겠지만 어쨌든 이번 대회는 내년 월드컵 취재를 앞두고 언론이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마당이기도 하다. △ 박해옥 체육팀차장 hop@
2001-06-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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