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을 통한 전체의 재현…정주영 이색展
수정 2000-06-03 00:00
입력 2000-06-03 00:00
겸재가 하늘을 여백으로 남겨뒀던 데 비해,정주영은 그 여백을 마치 연극적 제스처와 같은 무수한 붓질로 재해석한다.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풍경의위계’에 갇히거나 머무는 법이 없다.산수화의 한 ‘부분’에 대한 작가의미시적인 관심.어떤 이들은 그것을 시뮬라크르(simulacre)적 관점이라 부른다.자기동일성이 결여된 것,상(像),이미지,환영….이런 것이 바로 시뮬라크르다.거기에는 물론 ‘가짜’라는 뉘앙스가 들어 있다.그러나 작가는 이 시뮬라크르를 통해 ‘본질’에 대한 강한 향수를 표현한다.‘부분을 통한 전체의 재현’이라는 푯대를 향해 나아가는 정주영의 그림은 해석의 고통을 안겨준다.하지만 그의 작품이 난해한 만큼 색다른 심미적쾌락을 안겨주기도 한다.전시는 17일까지.
김종면기자
2000-06-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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