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북·미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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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1 00:00
입력 2000-04-11 00:00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곧이어 열릴 북·미 대화에도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미 행정부 주변의 분석이다.

미국이 이렇게 보는 이유는 우선 북한이 그동안 한·미·일 3국이 적극적으로 벌여온 포용정책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이탈리아를 비롯,필리핀·호주 등의 국가와 수교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일본과는 9차례나 가는 수교회담을 진행하는 등 외교적 행동역량을증가시키고 있다.이런 자세 전환 분위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한반도 냉전구도해체를 목표로 제시된 ‘페리 프로세스’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미국은 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부터 자리가 마련돼 수차례 회담이 진행된 북미회담도같은 맥락에서 볼 때 분위기가 급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미국은 특히 한·미·일 3국이 긴밀히 공조해 이뤄온 포괄적 접근방안 구도하에 북한이 미·일 정부에 이어 한국정부와도 ‘긴밀한 대화’를 받아들인만큼 북미회담의 걸림돌이 되는 여러가지 난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지난달 뉴욕에서 성과 없이 헤어진 고위급인사 방미를 위한 절차 논의 재개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를 위한 테러반대 성명 등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춰 행동의 제한선을 낮추고 있다는 것을 전망할 수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정치권 일부에서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으로 북·미 고위급 회담의 우호적 분위기는 던져줄 수 있지만 고위급회담 등 일련의 대미회담 성사를 위해 선뜻 한발 더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여기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남북대화 와중에 북일수교회담·북미고위급회담 등전방향으로 외교력을 쏟아부을 내부 여력이 있는지 아직 미지수”라면서 “일단 남북대화로 대화외교의 시작을 천명한 뒤 이 회담의 결과를 다른 국가와의 대화에도 적용하려 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북·미 고위급회담을 위한 준비회담에서 테러지원국 해제 전제조건에 발이묶인 북한이 “고위급회담에 테러국가 꼬리를 달고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듯난제에 일단 휴식기를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선 남북 정상회담 자체가 갖는 우호적 의미가 큰 만큼 이를 북미회담이나 다른 회담의 전제요건으로 충족시키려 들 공산도 있다고 전망된다.



이 시점에서 북·미 고위급회담 등 북·미 대화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제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000-04-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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