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동북아문화권과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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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7-28 00:00
입력 1999-07-28 00:00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프랑스·태국·중국·일본의 출판관계자들이라운드 테이블에 모여 출판산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그 자리에 참석했던 일본의 한 책관련 잡지 편집장의 전언에 의하면 그날의 주제는 주로 전세계 인구(7월19일 6억명 돌파)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가 급속하게근대화될 경우에 크게 늘어날 종이소비량과 미래의 종이책 운명이었다.

개별 국가의 종이소비량은 그 나라의 GNP의 증가와 정비례해 늘어났다.따라서 두 나라가 급속하게 발전을 이뤄내면 종이의 사용량은 급속하게 늘어날것이고,따라서 세계 전체의 종이수급과 종이가격 인상,그로 인한 환경파괴의 문제가 분명히 제기될 것이며 불과 20∼30년 안에 전세계 출판인은 종이 이외의 새로운 인쇄 매체를 찾아야 할 운명에 처할 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한자를 사용하는 동북아문화권의 한·중·일 세 나라는 종이책의 미래가 상대적으로 밝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했는데 참석자 대부분이공감했다고 한다.한자는 알파벳과 달리 액정화면에서 읽는 것과 종이에 인쇄된 것으로 읽는 것은 그 맛이 크게 차이가 난다.이 점은 한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세 나라의 문화가 어떻게 자리매김하느냐에 따라 세계문화의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이 세 나라가 정보화사회의 문화적 성패를 근원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지라도 크게 변질시킬 것만은분명하다.

최근 한 출판인은 문화와 관련된 100여 권에 이르는 대형기획을 하면서 아예 세 나라의 판권 자체를 모두 확보한 다음 세 나라 독자 모두를 노리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뜻을 밝혔다.앞으로 문자와 영상 이미지가 상극(相剋)이 아닌 상보(相補)적인 책들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 분명해진 지금,또 세 나라가 이미지와 활자의 공통적인 요소가 많은 것으로 볼 때 이 출판인의 기개는 높이 살 만하다.교과서 하나만 인쇄하려해도 몇 달이 걸릴 만큼 큰 중국시장에 뜻을 두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 출판인의 뜻은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감동을 준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 소장>
1999-07-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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