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훼손된 檀君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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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7-07 00:00
입력 1999-07-07 00:00
이런 광신적 행위로 소중한 우리 문화재가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강진 무위사 극락전 수월관음도 중앙 아랫부분에 60×70㎝ 크기의 십자가가 새겨진 바있는데 사찰측은 이를 다른 종교인의 훼불(毁佛)행위로 주장한다. 또 지난 86년 전북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보물 476호)이 화재로 전소된 것도 이교도의방화에 의한 것이라 한다. 고종 29년에 세워져 사적 252호로 지정된 서울 약현성당을 지난해 불태웠던 방화범 또한 다른 종교인이었다.자신과 다른 종교적 신념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다.불교 사찰에 대한 의문의 방화사건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심지어는 불교TV 방송국에 불을 지르려는 시도가 이루어진 적도 있다.
지난 4일 밤 경기도 여주군의 3개 초·중학교 운동장에 세워진 단군(檀君)좌상의 목이 잘려나간 사건도 경찰은 광신도(狂信徒)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라 한다.경찰 추정이 사실로 밝혀지든 아니든 우리 사회 일부 종교인들의 반사회적인 행태는 위험수위에 다다른 듯싶다.‘종교백화점’이란 말이나올 정도로 한국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만큼 종교간 갈등이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다종교 사회에서 자신이 믿는 종교에만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고 다른 종교를 무조건 배척한다면 사회혼란이 빚어진다.각 종교지도자들은 광신도들의 반사회적 행위를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신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우리 종교인들은 3·1운동 당시 이미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자세를 모범적으로 보인 바 있지 않은가.
초·중교에 세워진 단군좌상을 종교적으로 보는 시각도 이해하기 힘들다.단군은 우리 민족의 시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지듯 단군상이 세워진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것 없는 것이 일반적인 국민정서다.물론단군을 신앙의 대상으로 모시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사건이 발생한 여주 지역 초·중교가 그런 의도를 지니지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알 수있는 일이다.설혹 신앙의 대상이라 할지라도 단군상의 목을 자른 것은 너무도 야만적인 행동이다.등교길의 학생들이 그 끔찍한 모습을 보고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이 사건의 범인들은 씨랜드 참사를 불러온 어른들과 크게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임영숙 논설위
1999-07-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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