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부산공장 가동여부 놓고 대립… 빅딜 교착
수정 1998-12-19 00:00
입력 1998-12-19 00:00
삼성과 대우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협상이 ‘삼성 SM5의 계속 생산’을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18일로 예정됐던 삼성자동차 李大遠 부회장과 대우자동차 金泰球 사장의 만남도 뚜렷한 이유없이 무산됐다. 오는 22일까지 실사기관을 선정해야 하지만 삼성의 ‘선(先) 합의,후(後) 실사’와 대우의 ‘선 실사,후 합의’ 주장은 접점의 기미가 안 보인다.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시간만 끌고 있는 현대LG간 반도체 협상의 판박이가 될 공산마저 크다.
삼성은 ●부산공장에서 SM5 계속 생산 ●삼성차 협력업체 유지 ●삼성차 인력 전원승계 ●기존 고객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지속 등 4가지를 대우에 요구하고 있다. 이 중 핵심은 SM5의 계속 생산.그러나 대우는 ‘부산공장을 대우의 자동차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신 세부사항은 실사 뒤에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
삼성은 SM5의 생산을 중단하면 부산 지역경제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들어 이 부분만큼은 끝을 보고 넘어가겠다는 자세다. 삼성차와 협력업체 등 7만여명의 생계가 달려있는데다 삼성차와 협력업체를 합해 4조5,0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고 강조한다. 이미 판매된 SM5 4만2,000여대의 애프터서비스와 부산지역에 ‘반(反)삼성’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특히 삼성차와 맞바꾸는 대우전자를 5년 이상 유지키로 한 점을 들어 형평을 맞추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우는 “삼성측이 자신들의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고집을 부린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억지로 들어와서 생긴 기업이미지 실추를 만회해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대우 관계자들은 “삼성의 판단 실수로 양산된 거대한 잔해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반문한다.
정부의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양쪽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경우,자칫 빅딜은 이루어지지 않고 빅딜반대 시위만이 계속돼 두 회사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金泰均 windsea@daehanmaeil.com>
1998-12-19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