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말聯 민주화시위 두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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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18 00:00
입력 1998-11-18 00:00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의 행보가 세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7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마하티르 총리를 빗대 노골적으로 비방하는가 하면 민주화 시위를 적극 두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안와르 전 총리 부인 아지자 이스마일을 만나는 등 마하티르 총리 심기를 뒤틀어 놨었다.
고어 부통령은 콸라룸푸르에 도착하자마자 미국은 민주 및 개혁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태국에서 동유럽·멕시코에 이르기까지 민주국가들이 자유를 억압받는 국가들보다 위기에 더 훌륭하게 대처해왔다”며 장기집권하고 있는 마하티르 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앞서 올브라이트 장관은 구속중인 안와르 부인을 만나 “그는 아주 훌륭한 지도자”라며 “정당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마하티르의 정적(政敵)인 안와르를 추켜세웠다.
마하티르총리가 가만있을 리 없다. 마하티르는 안와르 문제는 내정 문제라며 즉각 반격했다. 각료와 아시아 국가지도자들도 마하티르를 거들고 나섰다. 라피다 아지즈 통상장관은 고어의 발언에 대해 “일생동안 들어본 연설중 가장 혐오스럽다”고 깎아내렸다.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와 수린 피추안 태국총리도 상대국의 감정에 대해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측면 지원했다.
미 정부 인사들의 ‘돌출 행동’은 마하티르가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헤지펀드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비난한 것에 대한 의도있는 계산이라는 게 아시아적 분석이다. 인권으로 무장한 미국의 ‘창’이 아시아적 가치를 내세우는 마하티르의 ‘방패’를 뚫을지 두고 볼일이다.<金奎煥 khkim@daehanmaeil.com>
1998-11-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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