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보람銀 합병 기원 告祀/金相淵(경제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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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11 00:00
입력 1998-11-11 00:00
지난 9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 1가 하나은행 본점 11층 복도.한쪽 벽면 고삿상에 차려진 돼지머리에 하얀 돈봉투를 끼워 넣던 보람은행 鄭成喆 노조위원장이 익살스럽게 소원을 빌자 일순간 폭소가 터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9월8일 합병을 선언한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의 부서 가운데 처음으로 두 은행 인사담당 부서가 통합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은행 복도에서 고사를 벌이는 일도 드문 광경이려니와 金勝猶 하나은행장 등 40여명의 임원과 직원들은 서로 다른 은행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표정이었다.
金행장으로부터 시작된 배례(拜禮)는 양사 노조위원장과 전무 과장 여직원 순으로 진행됐으며,둘씩 나란히 절할 때 마다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특히 꽃무니 유니폼을 입은 하나은행 여직원과 사복을 입은 보람은행 여직원(보람은행은 유니폼이 없다)이 함께 절을 하는 장면은 두 은행의 합방(合房)사실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경영진은두 은행 직원들이 일단 얼굴을 맞대고 부대껴야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특히 사실상 보람은행을 흡수합병한 하나은행 경영진이 통합부서의 장(長)으로 보람은행 인사부장을 내정한 부분은 직원들의 사기와 감정을 얼마나 세심히 배려하는 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자세가 비슷한 시기에 통합을 발표한 상업한일,국민장기신용은행은 물론,수 많은 통합의 회오리를 겪게 될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됐으면 싶다.
1998-1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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