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시장은 자치법규 개혁 나서라/全基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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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11 00:00
입력 1998-07-11 00:00
입법학자들이 高建 서울시장의 취임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하는 것은 어느 시장도 넘지 못한 ‘서울시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제대로 만들어져 시행 가능한 법규보다 그렇지 못한 법규가 훨씬 많아 시민생활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위험수위를 넘어섰는데도 입법제도나 관계자의 의식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상황에서 비롯된 우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입법학자들은 우선 서울시 의회에 입법고문조례 제정을 권고한 것이 작년 5월의 일이다.입법고문제도는 정부의 입법계획을 현재 시행중인 법규의 문제점과 함께 체계적으로 검토 분석하여 그 결과를 시의 입법행정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도 제도 도입을 환영해야 할 시는 “”시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해석,의회가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제소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변이 일어났다.다행히 의회가 만장일치로 재의결하고 조례로 공포했지만 당초 의도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학자들은 이것이 ‘서울시의 벽’임을 실감하면서 개혁 대상이 되는 3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외부 의견은 무조건 배격하는 유아독존형,법적 근거나 상위법의 모순 등을 고려하지 않는 무사안일형,입법노력을 하기보다는 지침 훈령에만 의존하려는 무임승차형이 그것이다.

서울시가 국회와 정부의 입법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살펴야 한다.걸림돌이 되는 상위법의 정비를 위해 시가 갖고 있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충분한 연구를 했는가,입법대안을 정책대안과 함께 제시하며 반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가,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는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총리 취임 때 1만1,000개의 규제혁파를 주장한 高시장은 이제 500개 정도의 자치법규 개혁을 선언하고 과감히 실천할 차례다.시정개혁위원회를 설치한 맥락에서 정부보다 먼저 선진국의 입법제도를 과감히 도입하는 것도 난공불락의 벽을 깨고 개혁에 성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한국입법학회 부회장>
1998-07-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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