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외자유치 서비스/朴希駿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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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5-14 00:00
입력 1998-05-14 00:00
일본의 대규모 투자조사단이 12일 방한했다. 곧 이어 프랑스 등 유럽 조사단도 온다.구성도 좋다.제조업에서 금융,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외국인 투자유치의 ‘총대’를 둘러메고 나선 산업자원부는 1급을 반장으로 19개 관련 부처가 준비반을 구성,이들을 맞을 채비를 해왔다.원스톱 서비스체제 등 하드웨어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꿨다.한국이 달라졌다는 말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가 과연 객관적일까.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주한 외국인 기업들은 한국의 원스톱 서비스체제를 한국의 외국인투자유치 정책치고는 진일보한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그러나 한편으론 원스톱(One Stop)이 아닌 원모어(One More)체제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새로 모셔야 할 상전이 더 생긴 것으로 여기고 있다.굳이 공무원을 만나야만 하는가.바쁘기 이를 데 없는 공무원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까라고 그들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이같은 기구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것은 한국에서 사업하는데 필요한 경제·정치·사회·문화 정보를 신속하게 이해가능한 언어로 공급받는 일이다.요컨대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사용하는 영어로 된 영문안내서를 비롯,일어 독어 불어 등 외국어로 된 정보를 받고 싶어한다.



지금은 어떤가.외국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자체가 돌린 영문자료는 영어가 아닌 ‘콩글리시’ 투성이라고 한다.자료를 받아보는 절차도 까다롭다고 얘기한다.법령이 바뀌면 또 어떤가.입법예고 등은 한글로는 그날 그날 보도되고 관보에 게재된다.그러나 영문자료는 길게는 한달 뒤에 나온다.각 부처가 합동법률사무소에 의뢰해 영문으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해당 부서로 보내 용어통일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2천5백여 주한 외국인기업의 모임인 한국외국기업협회는 각종 법률자료와 사례,생활정보를 영문으로 공급하고 있다.인터넷을 통해 외국업체들의 불만사항을 받아 정리해서 제공한다.필요한 예산은 업체들로부터 거둬 사용하고 있다.미국 네덜란드 등 5개국 출신 교포와 외국인들이 이 일을 맡아 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외국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느냐”고그들은 되묻고 있다.
1998-05-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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