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융자 계속해야 하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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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4-06 00:00
입력 1998-04-06 00:00
D그룹에 대한 은행권의 제 2차 협조융자 결정을 계기로 이 융자를 놓고 시비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D그룹은 채권은행들로부터 지난 1월 4천2백억원의 협조융자를 받은데 이어 또다시 1천4백억원의 협조융자를 받는다.

협조융자는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인 운전자금 부족으로 인해 부도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은행이 상호협력해서 지원하는 금융방식이다.그러나 이제도는 대선(大選)전인 지난해 10월이후 철저한 여신(與信)심사도 없이 ‘부실기업’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변신해 버렸다.‘재벌은 부도가 나서는 안된다’는 정치권의 집착이 금융권을 압박한 때문이라고 하겠다.

현재 협조융자 총액은 10개 그룹에 19조9천1백72억원에 달하고 D그룹에 추가 협조융자가 실시되면 20조원을 넘는다.이들 회사에 대한 협조융자가 한계(限界)기업의 생명력을 일시적으로 연장해 주는 것은 아닌지 심도있는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부도유예협약이 제 2금융권의 협력기피로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협조융자도 제 2금융권의 협력 없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협조융자가 과거 부실(不實)기업 지원과 같이 융자를 받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현재도 부실화되어 있는 은행의 부실화를 부추길 것이다.

오늘의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은 과다한 부채로 인한 대기업 부도→금융기관 부실화→대외(對外)신인도 추락→외채위기 등으로 집약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한계기업의 퇴출을 막는 협조융자를 계속해야 하는지 반문이 앞선다.대기업이 부도를 내고 쓰러지면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남는다.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국민부담(租稅)도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채권은행은 원자재 수입대금 대지급(代支給)을 일반대출로 전환해 주는 등 운전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한해 협조융자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대기업에 대한 거액의 협조융자는 지양되어야 한다.
1998-04-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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