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방 재경원 예산정책과장(폴리시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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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2-23 00:00
입력 1998-02-23 00:00
“정부가 민간단체나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해 주는 예산은 과거의 지원규모를 무시하고 해마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재경원 정해방 예산정책과장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영점기준(제로 베이스) 예산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몇년 전에 결정된 정책에 근거,해마다 똑같은 예산을 무턱대고 지원해 주는 것은 재원의 적재적소 배분이라는 예산편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과장은 “과거에 결정된 사항이라도 현 시점에서 문제가 있거나 재원이 부족하다면 과감히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그러나 영점기준제를 모든 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한다.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전 부처의 사업을 해마다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것은 시간상이나 인력상으로 제약이 있을 뿐더러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연속성이 중시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나 행정경비 등은 과거의 지원규모를 잣대로 삼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영종도 신공항이나 경부고속철도 등을 매년 재검토해야 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낭비가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정과장은 80년대 초 미국의 카터 행정부도 영점기준제를 도입했으나 부처별 예산자료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 흐지부지 됐다고 강조했다.다만 농어촌구조개선사업 등 민간부문에 지원하는 자금과 지자체에 보조하는 예산은 영점기준제를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예산에 대한 부처별 재량권도 넓혀줄 계획이다.그는 “시시콜콜한 사업에까지 예산편성자가 간여하는 것은 부처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예산의 한도를 정해주고 그 범위에서 부처가 자유롭게 쓰는 총액예산제도를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정과장은 그러나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대형사업에 대해서는 내역별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다만 도로건설이나 과학기술 경지정리 등 소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부처가 예산을 자체적으로 쓸 수 있도록 총액예산제를 확대할 생각이다.지금은 경상경비에 대해서만 총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법대를 나왔다.행시 18회로 76년 교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0개월 뒤 경제기획원으로 옮겨 경제조사국 경제기획국 정책조정국 공정거래실을 거쳤다.이후 예산실에서 예산관리과장과 법사행정·통상과학·건설교통 예산담당관을 지낸 예산통이다.정해창전 법무부 장관과 정해왕 금융연구원 부원장이 친형이다.<백문일 기자>
1998-0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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