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50%나 올리라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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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27 00:00
입력 1997-12-27 00:00
전국 택시업계가 50%이상 요금인상을 요구하는 성명공세를 펼치고 있다.택시연료인 LPG가격이 72% 상승했다는 것이 요금인상 요구의 주된 근거다.택시업계는 12월 말까지 요금인상이 안되면 운휴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버스업계도 얼마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한 바 있으며 지금 요금인상을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요금인상의 현저한 요인이 발생했다면 요금조정은 당연하다.환율상승으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했고 그래서 택시업계가 요금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택시업계 요구에는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내재돼 있다.첫째는 요구 방법과 절차 문제다.택시업계는 지난 9월초 요금인상을 요구했고 서울시 경우 회계법인이 용역을 받아 타당성 검증작업을 진행중이다.그 결과가 나오는 새해 1월초에는 인상여부와 인상률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정황을 뻔히 알고 있는 택시업계가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광고를 통해 운휴불사를 운운하고 있는 것은 협박으로 들릴 소지가 없지 않다.

둘째로 이해집단의 요구가 정당성 여부를 떠나 이렇게 윽박지르는 식으로 분출된다면 국가장래를 위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대단히 걱정스런 일이다.지금 IMF(국제통화기금)는 긴급금융 1백억달러 조기지원 조건으로 노사정 대합의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로서는 곧 이를 이행해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남아 있다.택시업계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현재 처해 있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은 국제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그래야 외국인투자가 유인되고 비로소 외환위기의 중심가닥이 잡힐 수 있는 것이다.이해집단의 요구가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해 절제없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면 주체할 수도 없겠거니와 대외신뢰도 제고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욕구충족이 부족하거나 지연된다 하더라도 국가위기를 생각해서 보다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997-12-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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