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복희씨의 ‘일본으로 시집갔다 돌아온 이유’
수정 1997-12-26 00:00
입력 1997-12-26 00:00
일본에 관해 한마디씩 할 말이 없으면 식자 취급 못받는게 한국사회.일본은 있다느니,없다느니 피상적으로 훑어본 특파원이나 상사주재원들의 책이 번번이 화제가 된다.
하지만 때론 평범한 이들의 체험의 두께에서 우러나온 일본론이 더 진솔할수 있는 법.임복희씨의 ‘일본으로 시집갔다 돌아온 이유’(큰바위 간)는 바로 그처럼 아무데서나 마주칠 수더분한 한국 아줌마가 일본생활 10년간 겪은 사연을 풀어놓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임씨는 일본인 남자와 결혼,일본에서 10년 시집살이를 하면서 일본의 속내와 실상을 낱낱이 겪었다.일본여성처럼 무릎꿇어 앉지 않고 한다리를 세워 앉았다 해서 시집에 들어간 7일만에 남편이 불호령을 한 일,가스레인지에 아기 기저귀를 삶다가 음식 끓여먹을 귀한 불을 함부로 쓴다고 시어머니에게 핀잔 들은 일,저녁설겆이는 내일아침에 해도 된다는 시어머니의 만류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가 ‘생각없는 사람’이라는 남편의 야단에 직면한 것 등.
‘혼네(본심)’를 감추고 ‘다테마에(겉치레)’를 내세우는 일본문화와 갈등을 겪으면서 임씨는 아이들의 반쪽 조국인 일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애쓴다.서로 다른 문화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만이 양국간 마음의 ‘국경’을 허무는 길이라면서.임씨는 “우리 아이들이 2002년 월드컵 한·일전에서 양국 국기를 모두 들고 응원한다 해도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997-12-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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