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대화의 장에 나서라/김용상 연구위원(남풍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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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22 00:00
입력 1997-12-22 00:00
다 아는 바와 같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대북정책 구상을 갖고 있고 자신감 또한 드높은 인물이다.일찌기 독일식 흡수통일을 반대하고 북한의 점진적 개방을 통한 통일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철저한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경제협력 절차를 간소화하고 직교역을 확충해 남북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그는 또 북한을 도와줘야 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되 저들이 잘못하면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대통령 당선자로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도 남북 기본합의서에 기초한 대화 재개를 선언하고 필요하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갖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 당선자의 이같은 제안과 공약들은 ‘북한이라는 산’을 넘어야빛을 볼 수 있다.그 산은 높고 험하다.엉뚱하고 생트집도 잘 잡는다.남북기본합의서 채택 6주년이던 지난 13일 북한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책동으로 합의서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남북합의서 불이행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겼다.매사가 그런 식이다.그러나 김일성 사망시 조문을 하지 않은데 대해 사과할 것 등을 요구하며 합의서 이행을 거부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며 대화를 기피해 온 것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사실은 세계가 다 아는 일이다.그렇지만 그같은 낡은 수법도 이젠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새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됐고그 당선자는 ‘김일성 사망시 조문을 하지 않은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상을 당한 사람들을 자극하는 듯한 일련의 조치들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어 더 이상 그 문제를 놓고 궤변을 늘어 놓거나 남북간 직접대화를 미룰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0월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모든 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시점을 찾은 것이다.하루 속히 남북한간 직접 대화의 장으로 나서 한반도에 민족적 화해와 신뢰의 분위기가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그것이 다 함께 사는 유일한 길일 터이다.
1997-12-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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