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관광산업 침체 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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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12 00:00
입력 1997-12-12 00:00
이집트정부가 관광 바겐세일에 나섰다.
이집트 관광청은 최근 12월부터 오는 2월까지 3개월간 이집트를 관광하는 외국인들에게 국내선 항공료를 50%할인해 주고 이집트 여행 비자 수수료를 전면적으로 없앤다고 공식 발표했다.또 항구와 공항세도 물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집트가 이처럼 적극적인 정부차원의 외국 관광객 유인 정책을 펴고 있는 이유는 지난달 중순 이집트 남부 관광명소 룩소르 합셉수트 여왕 신전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
회교 원리주의자들의 총격으로 외국인 관광객 58명을 포함,68명이 사망한이 끔찍한 사건 이후 이집트에 머물고 있던 관광객들이 일정을 단축,급히 귀국했으며 이달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5천년전 선조들이 살아있는 후손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집트 경제의 상당부분은 관광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이는 이집트를 방문해본 관광객이면 누구나가 실감하는 말이기도 하다.지난해 이집트가 관광객 유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32억 7천만달러.관광객수도 4백만명에 이른다.올해들어서도 유례없는 관광붐이 일면서 지난 10월까지 28억6천 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이집트 정부를 들뜨게 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룩소르 테러발생으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테러 재발을 우려한 각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져 관광을 통해 경제를 살려보려는 이집트 정부를 당혹케했다.이집트는 정부차원에서 각국의 대형 관광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이집트의 매력을 선전하는 프로그램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룩소르 테러가 발생한 당일은 마침 미국에서 60여명의 관광대행사 관계자들이 이집트에 도착한 날.‘위험’한 현장을 곁에서 바라본 미 관광업계 관계자들에게 이집트관광장관 맘두크 엘 벨타지는 직접 나서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등 불안을 무마시키기에 안간힘을 썼고 어느정도 목적은 달성했다는 평가다.
이집트 정부는 테러사건 이후 즉각적인 국제사회를 향해 사과성명을 발표한 뒤 테러예방에 군경을 총동원,관광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집트내 대형 호텔 예약률은 평소에 비해 40%나 떨어졌다.
이집트 정부는 최근 전세계 방송망을 통해 내보내고 있는 관광객 유치 광고 문구 ‘내가 이집트에 있었더라면’를 그대로 둘것인지 고심하고 있다.11월 테러 이후 그 문구가 끔찍한 상상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여론때문이다.가슴졸이며 여행해야 하는 위험한 나라로 ‘낙인’찍힌 이집트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김수정 기자>
1997-12-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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