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존입장 고수… 난항 예상/기조연설로 본 4자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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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10 00:00
입력 1997-12-10 00:00
◎한·미 “정전협 유지” 북 “미북협상” 맞서/분과위 구성 등 의제문제도 이견보여

9일 개최된 4자회담 1차 본회담에서 각국 대표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문제에 대한 의견을 펼쳐 보였다.각 수석대표가 발표한 기조연설은 그러나 4자회담을 대하는 각자의 시각차이를 드러내 향후 4자회담 본회담이 어려운 과정을 거치리라는 전망을 낳게 했다.각국은 4자회담이라는 국제회담의 틀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하면서 평화체제에 이르는 방법에는 이견을 보였다.

한국과 미국은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당사자가 중심이 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현 정전협정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이는 92년 ‘남북기본합의서’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다.반면 북한은 새로운 평화보장체제는 반드시 구축돼야 하지만,4자회담을 통해 미·북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반드시 철수해야 하며 대북제재도 완화돼야 한다고 강도높게 주장했다.이는 북한이 의제문제를 전혀 철회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이에대해 미국은 주한미군은 한반도내 적대관계의 원인이 아니라고 명백히 밝혔다.

중국은 또 4자회담내에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한반도평화협정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보이면서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은 남북한간의 화해 및 상호 신뢰는 물론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중립적 위치를 견지하면서 북한의 요구사항을 일부 들어주었다.

이같은 이견은 이날 기조연설에 이어 향후 본회담 분과위구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한·미가 ▲평화협정체결 등 한반도정전상태의 국제법적 해결을 위한 법률위와 ▲긴장완화·신뢰구축방안을 논의하는 군사정전위 구성을 주장한데 비해 북한은 여전히 미·북평화협정체결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분과위 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본회담 첫날의 분위기는 예비회담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본회담 이전에 북한이 의제문제 철회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미봉’상태에서 한·미가 서둘러 본회담 일정을 잡은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제네바=김병헌 특파원>
1997-12-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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