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융자협약 제정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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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1-11 00:00
입력 1997-11-11 00:00
◎지원받은 해태 법정관리·뉴코아 화의신청/실효성에 큰 의문… 눈치보기 장기화될듯

정부와 은행권이 흑자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협조융자협약’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완결판’을 내놓지 못해 고민중이다.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금융개혁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심의되는 등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 탓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제도도입 이전에 협조융자를 지원받은 해태와 뉴코아그룹이 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하는 결과를 초래한 파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은 상업은행 주도로 만든 협약의 시안을 이미 제출받고 검토작업을 벌였다.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은행장 회의를 열어 확정한 뒤 발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달 15일과 20일에 각 5백47억원과 5백40억원의 협조융자를 받은 해태와 뉴코아그룹이 화의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관망하는 자세로 바뀌었다.이들 두 기업의 예에서 보듯 협약의 실효성 여부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협약의 내용을 확정하는데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협약 적용대상 기업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경영권포기각서를 협조융자 지원조건으로 징구하지 않는다는 등의 방침은 서 있다.



당국은 그러나 협조융자를 지원받으면 소문이 날 수 밖에 없는 점,주거래은행이 협약을 이용해 자금지원시 다른 은행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남발할 우려가 있는 점,업계에서 별 문제가 없어도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점 등과 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협약을 도입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부도유예협약도 두 차례나 수정했음에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눈치보기 작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오승호 기자>
1997-11-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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