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부활을 꿈꾸며 암중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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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13 00:00
입력 1997-08-13 00:00
◎조 시장과 당권·대권분리 묵시적 합의

민주당 이기택 총재가 12일 밤 콴타스 368편 항공기에 몸을 싣고 호주로 떠났다.조순 서울시장의 민주당 대선후보 영입을 성사시키고는 곧바로 외유에 나선 것이다.지난 95년 국민회의와의 분당과 96년 4·11총선에서의 낙선및 당의 참패,직후 국민통합추진회의의 이탈,그리고 지난달 24일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경북 포항북 보궐선거에서의 패배….실로 지난 2년여 동안 그는 정치적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 왔다.총재직까지 던지며 택한 ‘조순카드’는 이제 그의 마지막 승부수인지도 모른다.



이총재는 이날 낮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조시장 영입과정과 향후 당의 행보에 대해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언급했다.이총재는 “앞으로 대선때까지 당운영과 선거전략등은 일절 조시장의 의중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전에 귀국할 예정이나 이후에도 일체 당직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이총재는 조시장과 민주당의 관계에 관해 의미있는 언급을 했다.우선 “조시장은 연말 대선에서 당선되면 청와대와 당을 분리해 자신은 경제대통령에만 전념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총재직 이양에도 불구하고 당권과 대권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이뤄졌음을 뜻한다.

사실 조순시장이 ‘민주호’를 새로 이끌 선장이라면,이총재는 부동의 소유주라고 할 수 있다.조시장이 당권을 이양받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당내 영향력은 이총재가 쥐고 있는 셈이다.결국 이총재는 이번 대선과정에서 ‘조순카드’를 통해 만신창이가 된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뜻으로 보인다.2선으로의 퇴진이 아니라 ‘포스트 3김시대’에서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진경호 기자>
1997-08-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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