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구조조정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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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05 00:00
입력 1997-04-05 00:00
◎재고 18만대… 조업단축 등 위기감 고조/수출·내수부진 계속땐 개편 불가피/“조세·규제완화로 파장 최소화” 촉구

자동차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80년대 초반부터 고속성장의 가도를 달려온 자동차판매가 올들어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내수는 3년째 저조하다.95년에 전년과 비교해 제로 성장을 했던 자동차 내수시장은 지난해 6%대의 저성장을 했다가 올들어서는 21%나 매출이 감소했다.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들은 『유류파동이후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위기감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오는 8일부터 생산라인조정을 위해 조업을 단축키로 한 현대자동차의 결정은 사실상 재고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에는 이제 3만7천대분의 재고 차량 적재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현대자동차 뿐만이 아니다.기아·대우·쌍용 등 다른 자동차사들도 재고가 쌓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총 재고는 18만대에 이른다.이는 적정재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만들기만 하고 팔리지는 않아 자금회전이 느려짐으로써 금융비용의 손실도 막대하다.적정수준을 초과한 10만대의 차량가격을 평균 1천만원으로 본다면 업계 전체에서 1조원의 돈이 지속적으로 잠겨있는 셈이된다.

부품업체들도 아우성이다.경기도 안산의 S사는 절반의 생산인력이 잔업을 해왔으나 지난달부터는 잔업 인력을 4분의 1로 줄였다.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김주곤 전무는 『최근 완성차업체들의 경영난의 여파로 부품업체들도 조업단축은 물론 휴업까지 각오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완성차 업체의 조업단축은 자동차 부품전체의 70%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에게 도산 등 더욱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올 내내 판매부진이 계속된다면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특히 내년에는 삼성자동차에서 신차를 내놓게 돼 올해와 내년이 자동차 업계에 생사가 갈라지는 명운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최근의 판매부진 원인으로 6가지를 들고있다.경기불황에 따른 긴축과 임금동결로 인한 구매심리의 위축,연초의 파업에 따른 판매저조,지난해 무이자 할부판매의 영향,외제차의 시장잠식 등이다.여기에 자동차 관련 각종 규제와 과중한 조세부담을 소비위축의 근본 요인으로 지적한다.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규제와 조세를 경감하고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판매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자동차산업의 한계설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한다.선진국에 비해 자동차 보급률이 아직 낮다는게 그 논거다.때문에 『불황이 끝나면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많다』고 희망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손성진 기자>
1997-04-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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