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에 표류하는 노동위/우득정 사회부 차장(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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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04 00:00
입력 1997-04-04 00:00
배교수는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장관급으로 격상된 중앙노동위원장에 취임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대에 휴직계를 냈다.하지만 『공직 등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교수는 휴직이 아닌,사퇴처리돼야 한다』는 서울대 사회대 교들의 결의 등 최근 급변한 분위기 때문에 휴직처리되지 못하고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동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동위원회법이 개정된 후 노동위원회는 머리부분인 위원회는 없고 수족인 사무국만 남은 기형이 됐다.
그 결과 지난 달 5일 여야합의로 4개 노동관계법을 개정하기에 앞서 『행정공백을 막으려면 노동위원회부터 구성해야 한다』며 지난 2월17일 「날치기」 처리된 노동위원회법에 의거,노동위원회법 시행령만 화급하게 입법예고했던 정부만 우습게 됐다.
게다가 노동위원회의 표류는 지난달 전국 버스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을 때 쟁의행위 이전에 반드시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치게 돼 있는 새 노동법의 「조정전치주의」를 위배한 불법쟁의라는 정부의 해석과,새 노동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정전치주의 위배 운운하는 것은 쟁의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노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교수직 휴직이냐,퇴직이냐는 개인의 신상문제 때문에 엄청난 경제손실과 국가위신 추락이라는 파문을 불러 일으켰던 노동법 개정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배교수가 바로 노사개혁을 주도한 노개위의 상임위원이기 때문이다.
배교수야말로 노사개혁 과정에서 『노사는 자기몫에만 매달려선 안된다』고 충고했던 자신의 말을 반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997-04-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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