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의 사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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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18 00:00
입력 1997-03-18 00:00
한보사태 등 국정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가 국민에게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여론의 비난과 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당사자로서 스스로 해명하는 형식이다.그의 문제와 관련해 이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힌 터에 또다시 김씨의 사죄에 접하는 우리는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수 없다.의혹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대외적으로 국민의 자존심과 나라의 체면을 깎는 불행한 일이다.

김씨는 발표문에서 잘못이 있다면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면서 국회 증인출석이나 검찰의 재조사에 응할 의사를 밝혔다.대통령이 2·25담화에서 사법적 책임도 배제하지 않는 처리원칙을 제시한 데 이어 당사자의 의사표명으로 국정조사증인채택문제와 검찰수사의 걸림돌이 없어진 것은 의혹규명을 위해 바람직한 사태진전이다.우리는 이를 계기로 그를 둘러싸고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한보관련의혹과 이권개입·인사간여 등 이른바 국정개입의 의혹이 국회의 국정조사와 검찰의 수사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고 결과에 따라 법에 의해 처리될 것을 기대한다.



김씨문제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특별한 입장때문에 조사의 성역이 되어서는 안되며 동시에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도 안된다.국회와 검찰,그리고 언론을 포함한 우리 사회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냉철하고 성숙된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하여 조속히 마무리짓고 국정과 시국의 정상을 회복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어디까지나 법과 순리에 따라 처리되어야지 대선을 의식하여 끝없는 정쟁의 대상으로 삼거나 감정적인 여론재판으로 임한다면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어렵게 하고 국가적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런 사건은 권력측의 책임을 따지고 넘어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정치와 언론 등 권력에 대한 감시체제가 상시작동하고 건강한 의식이 확산되어 이런 일이 발을 붙일수 없는 토양을 쌓는 일이 근본과제다.부끄러워하고 자성하는 사람이 많아야 할 것이다.
1997-03-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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