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에 빛바랜 김정일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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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18 00:00
입력 1997-02-18 00:00
지난 16일로 55세를 맞은 북한 김정일의 생일행사는 그의 영도자로서의 지도자상 부각을 위한 북한의 의욕과 오랜 준비에도 불구,황장엽 비서 망명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외화내빈으로 끝났다.
김일성사망 3주기(7월14일)이자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예상되는 올해의 김정일생일을 맞아 북한은 안팎으로 대대적인 선전과 각종 행사를 준비해 왔다.예년보다 3개월이나 앞서 해외의 경축사절단을 구성하는가 하면 내적으로는 지난해의 2배에 이르는 각종 기념행사를 주최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생일전야인 15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정부수반이 축하화분을,리비아와 이란은 축전을 보내왔으며 이날밤 김의 전설적인 출생지인 백두산의 정일봉이 불꽃놀이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행사의 어디에서도 김정일시대의 공식개막,나아가 김의 권력승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새로운 정책방향의 제시가 없는 등 전반적으로 침잠된 분위기를 벗지 못했다.가장 중요한 행사인 15일의 중앙경축보고대회에서 김기남 당비서는 보고문을 통해 김정일을 「사상도 영도도 덕망도 어버이 수령님 그대로인」,「어버이 수령님의 혁명사상을 우리시대의 지도자상으로 빛내는」 존재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날 보고에서는 특히 『정세가 긴장할수록 군사중시사상을 받들고 혁명적 무장력을 강화하는데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군의존의 위기관리를 강조하는가 하면 『올해는 석탄,전력,금속공업과 철도운수를 추켜세움으로써 어떤 일이 있어도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해 민생고의 절박성을 노출하기도 했다.
한편 황장엽 비서의 망명사건 탓인지 김의 생일을 맞은 북경의 북한대사관은 「민족 최대명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최병렬 기자>
1997-02-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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