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라모스 대통령 연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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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12 00:00
입력 1996-12-12 00:00
◎“재임중 큰업적… 경제발전 매듭 기회 주자”/“이광요처럼 은퇴뒤 원로로 활약” 주장도

지속적인 성장을 택할 것인가,정치적 안정의 길을 택할 것인가.필리핀 국민들이 피델 라모스 대통령 이후시대를 상정,벌써부터 열띤 논쟁에 빠져 있다.

대통령 임기가 아직 16개월이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논쟁이 한창인 것은 재임중 많은 업적을 이룬 라모스대통령이 한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6년 단임의 헌법을 준수,헌정질서를 지켜야한다는 주장이 격렬하게 맞부딪치고 있기 때문.

정치안정 우선론자들은 대통령 연임을 위해 헌법을 개정할 경우 어렵사리 안정을 찾은 필리핀정치가 과거의 암흑기로 되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페르난데스 마르코스 체제하의 강압통치 시기와 6번의 쿠데타 시도가 있었던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시절의 혼란기를 거울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키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과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하이메 신 추기경,24명으로 구성된 상원은 대표적인 헌법개정 반대그룹으로 꼽힌다.

그러나 라모스대통령의 연임 지지파도 적지 않은데다 이들의 주장 또한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있는게 사실이다.필리핀에서 가장 인기있는 복음전도사인 에디 빌라누바는 『대통령의 임기는 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며 선교활동을 빌려 노골적으로 라모스대통령의 연임을 주창하고 있다.

이미 대대적인 헌법개정 서명운동에 들어간 라모스 지지자들은 그의 통치능력을 들어 연임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그가 임기동안 경제성장률을 5%에서 8%로 늘렸고 인플레를 떨어뜨렸으며 교육 및 주택문제를 개선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유화정책을 추진,경쟁력을 높였다는 것이다.이로써 비판적인 필리핀 언론들조차도 경제문제로 그를 비판하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 지지자들의 주장이다.이들은 또 필리핀이 아시아의 호랑이로서 위치를 굳히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가 더 오래 일을 해야한다고 믿고 있다.

침묵하는 68세의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 경세가를 사이에 두고 이처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그가 퇴임후 이광요 전 싱가포르총리처럼 비선출 원로정치가로 활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경제성장과 정치안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자는 논리다.<박해옥 기자>
1996-12-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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