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각과 대책(조선족문제 어떻게 풀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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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05 00:00
입력 1996-12-05 00:00
◎연수생 단계 확대 등 총체적 대응/“입국 별따기” 까다로운 조건이 사기 불러/“봉급 더 많다”에 직장 이탈… 불법체류 전락

중국교포를 상대로 하는 각종 사기사건이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정부도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중국교포­중국인이면서도 동포라는 이중성을 띤 「조선족」이 겪어온 피해실태는 그동안 많이 드러났다.이제는 문제의 제기보다는 문제를 어떻게 풀고 치유할 것인가 하는 것이 당면과제다.이번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및 종합적인 대책과 함께 조선족의 국내 취업사기방지,불법입국알선및 불법취업자고용등에 대한 사법처리강화방안 등을 몇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 심층분석해본다.문제해결의 시각을 한국정부 및 한국민차원에서는 물론 조선족 당사자의 문제는 없는가 하는 시각에서도 다뤄나갈 것이다.〈편집자주〉

중국에 사는 조선족에게는 공통된 꿈이 있다.한국에서 일자리를 얻는 것이다.이른바 「코리안 드림」이다.

2∼3년 동안 고생으로 중국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오늘도인천항에 도착한 천진이나 위해발 여객선에서는 조선족들이 줄지어 내린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럼에도 일단 한국땅에 내린 이들은 행복한 편이다.한국에 오고 싶어도 까다로운 자격조건에 걸려 올 수 없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이것이 조선족들로 하여금 사기사건에 말려들어가게 하는 첫번째 이유가 된다.

관계당국이 지난해부터 접수한 조선족 상대 사기사건은 모두 104건이다.위조·변조된 여권이나 비자발급인정서도 지난해는 194건,올해는 10월까지 212건이 적발됐다.비자발급이 거부된 사람도 지난해에는 4천849명이었고,올해는 10월까지 1천271건이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일단 한국땅을 밟은 사람들은 합법적인 입국자라도 체류기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불법 체류자로 변모하게 마련이다.

관계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조선족 불법취업자는 지난 10월 현재 3만명에 이른다.산업기술연수생의 상당수는 더 많은 봉급을 찾아 직장을 이탈하고 있다.조선족을 상대로 한 사기가 빈발하는 두번째 이유가 된다.

불법체류 신분을 악용한 일부 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고,출입국당국에 신고하겠다며 비인격적 대우를 일삼는가 하면 송금과정에서도 사기를 당한다.

이처럼 「조선족」에 대한 「한국사람」의 사기는 중국땅에서도 한국땅에서도 조선족의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 들고 있다.

국내취업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조선족 동포 대상 사기와 부당한 대우는 무엇보다 동포애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4일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열어 조선족 문제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제 이 문제 해결을 더 미루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해결을 미뤘다가는 자칫 조선족에 부정적인 한국관을 심고,나아가 통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분석이다.우리의 대조선족 태도와 조선족의 대한 인식이 그대로 북한주민에게 전달되어,북한주민의 대한 인식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날 대책은 우선 조선족의 국내입국 요건을 완화,약점을 노린 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첨을 맞췄다.

현재 6촌 이내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이 55세 이상의 조선족만을 초청할 수 있던 것을 40세 안팎으로 낮추기로 했다.또 현재 조선족에 1만6천명이 배정된 산업기술연수생의 규모도 늘려가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부는 기술연수생의 총규모가 6만8천명이므로 상당한 규모로 증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조선족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대책으로 길림성과 흑룡강성·요령성 등 조선족 밀집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강화하도록 했다.민간기업의 이 지역진출과 투자를 강화하고,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지역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처럼 최대한 지원하되 그래도 불법·탈법을 저지르는 사람은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에 대해서도 강력히 제재한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서동철 기자>
1996-1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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