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단속권(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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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15 00:00
입력 1996-06-15 00:00
워싱턴에 상주했던 한 한국특파원의 체험담이다.어느날 기억이 나지않는 교통위반 적발통지서와 함께 30여달러의 범칙금을 내라는 통고서가 우송돼 왔다.위반내용과 장소,시간을 살펴보니 동네 어귀 맞은편 차선에서 노란색 스쿨버스가 어린이들을 하차시키고 있는데 그냥 지나쳐 갔던것이 적발당한 것이었다.같은 방향뿐 아니라 중앙선 건너편 차량까지 우선멈춤을 해야하는 미국 교통규칙을 미처 몰랐던 탓으로 고스란히 범칙금을 물 도리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당시 주변에 교통경찰관이 없었는데 누가 적발을 했다는 것인가가 궁금했다.통보서를 보니 스쿨버스의 운전사가 위반사실을 경찰에 고발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스쿨버스제 도입을 검토키로 하는 한편 현행 6백2개인 유치원 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보호구역을 5년내 무려 4천5백27개로 늘리고 이 구역내 과속 등의 교통법규위반을 가중처벌키로 했다.아울러 이 구역에선 녹색어머니회원,모범운전자 등 어린이 보호활동중인 민간인이 위반자를 적발,경찰에 통보하면 바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인에게 제한적으로 준사법권을 부여하는 셈인데 건설교통부의 이같은 안에 경찰이 강력 반발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시민의 고발,경찰업무 보조차원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경찰이 단속을 해도 불복을 하거나 나중에 위반사실을 잡아떼는 바람에 재판에 증거제시가 어려운 판인데 녹색어머니회원의 단속이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경찰은 더욱이 최근 서울시가 교통법규위반 단속권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져가는 문제를 제기,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터였다.

미국 스쿨버스 운전사의 경우 경찰관 못지않게 교통법규에 밝은 공인된 모범운전자들이어서 적발에 이의를 달 여지가 없다.

우리의 경우 적발에 승복케 하려면 녹색어머니회원 등에 대한 철저한 법규교육이 선행되고 단속의 범위도 매우 위험한 위반행위로 제한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황병선 논설위원〉
1996-06-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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