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휴대폰 단속의 전제(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6-05-16 00:00
입력 1996-05-16 00:00
운전중 휴대폰사용이 교통사고율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나 규제문제가 논의되고 있다.자동차 8백70만대,휴대폰 2백30만대의 기동성 중시 사회가 불러온 새로운 두통거리다.

공신력있는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 조사에 따르면 운전중 휴대폰 사용자의 사고발생률이 6배나 높다는 것이다.우리의 경우 아직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전화통화를 하느라 굼뱅이 또는 갈지자 운전을 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목격되는 실정이다.때문에 경찰청이 도로교통법을 고쳐 운전중 휴대폰 사용자에게 범칙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모양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없다.다만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 법으로 금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너무 행정편의적이고 안이한 생각이 아닌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규제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정보통신시대에 휴대폰사용 규제가 실효성있게 이뤄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휴대폰은 보행 또는 차량으로 이동중 가장 요긴하게 쓰이며 이제는 일반화된 통신기기다.중앙선 침범등 다른 위험한 교통법규위반도 제대로 단속하기 힘든데 차안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일일이 적발해낼 수 있겠는가.또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니 운전자가 휴대폰을 소지하는 것부터 단속을 해야 할 판이다.여기다 콜택시는 어떻게 할것이며 뒷좌석이나 조수석 탑승자가 시끄럽게 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위험하기로는 귀청이 떨어져라 요란스레 틀어놓은 카 오디오가 더할 수 있다.

법적 규제에 앞서 운전중 휴대폰 사용의 위험성을 충분히 계도해 운전자들이 사용을 자제토록 유도하고,갓길에 잠시 정차하여 통화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또 휴대폰을 손에 들지않고 통화할 수 있는 핸즈 프리기능 부착을 권장하는 등 보완조치를 취하면서 법적규제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1996-05-1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