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광복절 「2+2」 제안 검토/한·미 4자회담 추진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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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17 00:00
입력 1996-04-17 00:00
◎한때 「2+4」 방식도 고려… 실효성 적어 제외/레이크 보좌관 2월 방한… 본격적 의견조율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6일 제주도 정상회담을 통해 제안한 남북한,미국,중국간의 4자회담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평화체제 구축방안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평가하고 있다.이날 4자회담 제안을 발표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물밑 교섭을 계속해왔다.

○…정부내에서 4자회담의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초여름.광복 50주년을 맞는 8월15일을 앞두고 정부는 남북한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북제안을 구상했다.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남북한이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논의하고,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장해주는 「2+2」방식의 평화안을 마련했다.정부는 당시 러시아와 일본까지 포함하는 「2+4」방식도 검토했으나,6자회담에서는 집중적인 협의가 어렵다는 실효성 등 때문에 일찌감치 제외됐다.그러나 「2+2」안은 사전에 언론에 누설된데다,북한이 받아들일 기미를보이지 않아 무산됐다.당시 무산된 「2+2」안을 좀더 현실적으로 다듬은 것이 4자회담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2+2」혹은 4자회담 방안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지난 2월초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방한했을 당시.레이크 보좌관은 유종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제주도 등지를 여행하면서,허심탄회하게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협의했다고.

이어 지난 3월 공로명 외무부장관의 방미를 전후해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이 결정되면서,정부내에서 양국 정상회담에서 「2+2」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협의됐다.다만 당시도 여전히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2+2회담의 전단계로 4자회담을 제안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에 4자회담 방식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지면서,당국자들은 갑작스레 새로운 제안을 하기보다는 북한과 한반도 주변의 관련국들에게 사전에 통보해주기로 결정.이에따라 정부는 일요일인 지난 13일 비동맹의 중심국인 인도네시아를 통해,미국은 기존의 외교적 라인을 통해 북한에 4자회담 방식을 설명.

정부는 또 중국과 일본·러시아에게도 4자회담 제안 방침을 설명했는데,중국은 『한국정부의 노력을 유의하고 이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또 일본은 전폭적인 찬성을 나타냈으나,러시아는 4자회담에서 배제됐기 때문인지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내지 않고 6자회담 방식을 제기했다고.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16일 직전부터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4자회담을 제안,수락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해 다소 혼선이 생기기도.이에 대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4자회담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한반도 평화구축방안인 「2+2」방식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누구의 제안이냐 하는 것을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서귀포=이도운 기자〉
1996-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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