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 북한 위폐범수사 지지부진/사건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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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04 00:00
입력 1996-04-04 00:00
태국에서 위조달러화를 사용한 혐의로 체포된 요도호 납치범 다나카 요시미(전중의삼·47)가 완전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나카는 지문조회 결과 본인임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여권에 적혀 있는 「김일수」라고만 주장하고 있다.태국경찰은 그의 구속기간연장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수배당시 이름인 「하야시 가즈노리」로 표기했다.
또 다나카가 캄보디아에서 북한대사관 차량을 타고 베트남으로 건너가려했던 점 때문에 북한의 관련성이 짙게 의심되고 있으나 북한의 직접 관여를 입증할 물증은 아직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함께 있던 북한대사관원이 소지하고 있던 3만6천달러 가운데 캄보디아경찰에 건넨 1만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위조달러화일 것으로 여겨졌으나 조사결과 진짜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그밖에 위폐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북한대사관은 그가 북한에 망명한 일본인으로 선의로 바래다 주려 한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와 함께 위조달러화를 유통시켜온 것으로 드러나 미국,태국 수사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단 도 혹」,「원」,「고다마」등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다마」가 제시한 여권상 인물은 일본내 주소가 확인됐으며 원은 중국계 또는 조선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북한과 「형제국」의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캄보디아 경찰의 수사도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다마는 지난 2월 태국경찰에 한차례 입건된 바 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기도 했었다.물증이 더 확보되지 않는 한 사건 수사는 벽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최악의 경우 다나카를 지난 1월에 발생한 위조달러화 유통과 요도호 납치혐의로밖에 처벌할 수 없는 사태도 상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2월 다나카의 경호원 겸 운전수였던 북한인 「김철숙」이 위조달러화 소지혐의로 체포돼 본국으로 송환됐었고 고다마가 체포된 이후 담배수입상사를 가장한 프놈펜시내 거점 3군데가 모두 폐쇄된 점으로 미뤄 혐의는 짙다.또 태국경찰은 다나카가 지난 1월 파타야의 태국인 2명을 시켜9천달러에 달하는 위조달러화로 태국돈 22만5천바트를 환전한 혐의와 관련,피해자를 확보해두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일본경찰은 태국경찰이 확보하고 있는 「고다마」의 지문을 일본대사관을 통해 요도호 납치범등의 지문과 대조할 계획이다.이 결과도 사건 수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6-04-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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