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장씨 추가비리 의혹」발표/「공천헌금」선거쟁점화 차단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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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4-04 00:00
입력 1996-04-04 00:00
◎약효시들자 「권력비리」로 몰아 재공세/“물증없어 역공 우려” 당내서 공표 이견

국민회의가 3일 장학로씨의 추가비리 의혹을 발표한 것은 총선을 불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공천헌금설 등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폭로전을 벌여서라도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다.

국민회의는 장씨사건 폭로로 한때 「재미」를 보았으나 박태영의원 등에 대한 검찰의 공천헌금설 수사착수가 시시각각 자신들을 죄어오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따라서 장씨 추가비리 의혹을 폭로함으로써 탈출구로 모색하려는 속셈이 보인다.다만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추가비리 의혹을 폭로했다가 자칫 역공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당내 이견도 만만치 않았다.2일 하오까지 「추가비리설」만 흘리면서 관망자세를 취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박의원의 2차 소환시기가 선거를 이틀 남긴 9일로 잡힌 데다 이번 수사의 최종적으로 김대중총재와 권노갑 선대위상임부의장 등 수뇌부를 겨냥한 것으로 전해지자 3일 분위기는 급변했다.이날상오 시내모처에서 김대중 총재 등 지도부들이 모여 광주지검의 박태영의원에 대한 공천헌금설 수사진행 상황을 검토한 뒤 「추가폭로」라는 강경책으로 가닥을 잡았다.

따라서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선거쟁점이 공천헌금 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공격」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여권의 공천헌금 공세에 맞불을 놓아 투표일까지 장씨 파문을 권력형 구조비리로 몰아가면서 공격의 고삐를 죄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 장씨 비리사건이 서서히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추가폭로의 배경이 된 것 같다.검찰이 수사를 「장씨 개인비리」로 규정하고 종료한 상태에서 추가의혹을 제기해야만 수도권에서 잡은 초반승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의의 고민은 장씨비리 추가폭로의 뚜렷한 물증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이해찬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증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증이)없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국민회의는 일단 장씨에만 공격목표를 맞추고 검찰의 수사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장씨 외에 민주계 핵심인사들의 비리사실을 확보했다는 점을 슬슬 흘리면서,여권과 「전면전」은 피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오일만 기자〉
1996-04-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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