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대북 인식 다시 묻는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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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3-21 00:00
입력 1996-03-21 00:00
한국과 미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매우 특별한 관계에 있었으며 그 관계가 대단히 돈독했다는데 의문을 갖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물론 이 말은 그동안 두나라 사이에 사소한 알력이나 정책적 마찰이 전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어쩌면 특정사안에 대한 두나라 사이의 견해차나 정책차이 같은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는 미국의 대북한 인식에서 우리와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피부로 느낄 때가 왕왕 있으며 때로는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도 우리를 혼돈케 하는 경우를 보게돼 유감이 아닐 수 없다.

20일 하룻동안 타고 들어온 외신에서만도 우리는 그러한 사례를 다시 보게 된다.미 국무부의 윈스턴 로드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9일 하원 국제관계위 아·태소위에서 증언하면서,미국은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수출을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이 계속해서 이러한 무기들을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북한 관계에서 「가장 긴박한 쟁점중의 하나」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 문제에 관해 북한과 회담을 갖기를 희망하며 미·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런 현안들에 진전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같은 날 미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96∼97회계연도 예산안을 보면 미국은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특히 리비아 이란 이라크 등을 이 부분 「불량국들」(outlaw states)로 지목했다.그러나 북한은 지적대상에서 빠져있다.

로드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국무부의 핵심인물이며 예산안은 미행정부가 정책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구체적인 수단이며 내용인 것이다.우리는 미국 행정부내의 이러한 정책적 혼선이 단순한 실수기 바란다.그렇지않고 정부와 의회간의 견해차도 아니고 같은 정부내에서조차 같은 사안에 다른 시각을 보인다면 관련국들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미국은 이제 대북인식을 보다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1996-03-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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