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경영 잘안되면 간섭”/정세영 회장 종무식「고별사」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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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30 00:00
입력 1995-12-30 00:00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 겸 현대자동차 회장이 29일 열린 현대자동차 종무식 연설을 통해 『현대자동차 후임 회장으로 외아들 몽규가 선임된 것은 내 뜻은 아니었다』고 밝혀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회장은 회장으로서는 마지막인 이 연설에서 『아들은 아직도 수련이 필요한 처지지만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회장 자리에 앉게 됐으니 여러 중역과 사원들이 잘 가르치고 보필해 훌륭한 회사를 만들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정회장의 이런 발언은 현대그룹의 회장직 승계 결정과정과 정회장의 앞으로의 입지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우선 정회장의 일선 퇴진은 기정 사실로 여겨져왔지만 퇴임 시기와 후임 결정,경영권 분할 문제 등에 관해 정회장은 다소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또한 이같은 문제들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가 도외시됐거나 어떤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정공회장의 그룹 회장직 승계와 현대자동차 부사장인 몽규씨의 회장 선임과정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고 정회장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발표 하루전 쯤에야 정회장에게 통보하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최종 단계에서 정회장이 명예회장의 뜻과 다른 의견을 개진했지만 결국 명예회장의 의사대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정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섭정권을 행사해 경영에 사실상 계속 참여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회장은 이날 종무식에서의 고별사에서도 『현업에는 되도록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내 뜻이지만 중요한 일은 의논해야 할 것이며,만에 하나 회사가 잘 안된다면 간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2선퇴진이 완전한 은퇴가 아님을 강조했다.그는 『앞으로는 정경유착이 없어질 것이므로 우리는 우리 할 일만 열심히 하면된다』면서 『앞으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명차를 만들자』고 당부했다.<손성진 기자>
1995-12-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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