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자연의 합일 노래”/정현종씨 새 시집 「세상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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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0-16 00:00
입력 1995-10-16 00:00
정현종 시인(56)이 새시집 「세상의 나무들」을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냈다.지난 65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한지 꼭 30년만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반평생 작품활동을 통해 시인은 줄곧 개구쟁이 같이 활달하고 생기가 넘치는 작품을 써온 작가로 꼽힌다.상식을 살짝 비트는 유쾌한 유머감각이 살아있고 생명가진 것들이 자연과 혼연일체로 뛰노는 한바탕 축제가 펼쳐지는 공간이 그의 시세계였다.

<바람은 저렇게/나뭇잎을/설렁설렁 살려낸다/(누구의 숨결이긴 누구의 숨결,느끼는 사람의 숨결이지)//바람의 속알은/제가 살려내는/바로 그것이거니와//나 바람 나/길 떠나/바람이요 나뭇잎이요 일렁거리는 것들 속을/가네,설렁설렁/설렁설렁.>(「설렁설렁」 전문)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바람과 설렁이는 사람이 이루는 행복한 합일을 통해 지은이는 역으로 찌든 문명을 꼬집고 있다.

『구태여 생명사상을 의식하고 시를 쓴건 아니지요.하지만 시는 인문과학이나 자연과학 보다 훨씬 생생하게 생명의 움직임을 전달할수 있는 것 같아요.시는 주장하기에 앞서귀를 기울이고 설명하고 분석하기 보다는 그들의 몸짓을 고스란히 옮겨놓으려 하니까요』

자신의 시론을 이같이 털어놓는 시인은 『내가 시를 썼다기보단 뻗쳐오르는 생명들이 내손을 빌어 시를 밀어올렸다고 해야 할것 같다』면서 웃었다.<손정숙 기자>
1995-10-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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