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대중문화에도 지면할애/「시인과사회」·「현대시」최근호특집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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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5-11 00:00
입력 1995-05-11 00:00
◎문학과 다른 장르간 접목 가능성 타진

문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대중문화를 놓고 고민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먼거리에서 무시하거나 눈살 찌푸리는 단계를 지나 대중문화를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 큰 변화가 필요했다.이론적으로는 문학 텍스트의 해체를 논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유행이,현실적으로는 TV,영화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젊은 문인들의 출현이 이같은 여건을 조성한 것.

이런 추세에 따라 「시인과 사회」「현대시」 등의 문예지도 각각 최근호에 대중문화 특집을 다뤘다.

계간 「시인과 사회」 봄호에 실린 소장 영문학자 임상훈의 논문 「테크놀러지,대중문화,문학의 변화된 지평」은 대중문화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문학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는 글.

미국의 문맹률 자료는 1%에서 13%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데 이는 달라진 문학의 현실과 관련이 깊다.그동안 「문학이 대중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여긴 것은 문학을 가능하게 한 활자문화등의 테크놀러지가 그런 생각을 유포했기 때문.그러나 컴퓨터 통신등 테크놀러지의 「차원」이 달라진 현대에 이런 명제는 이미 구식이라는 것.그림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 윈도우즈 운영체계가 나오는가 하면 「컴퓨터 문맹」이 일반용어가 되고 있다.문맹률 집계가 오락가락하는 것도 컴퓨터가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이처럼 다양한 매체가 활자의 영역을 급속히 파고드는 상황에서 문학도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현대시」 5월호에 실린 정재형의 「영화와 시 혹은 영화속의 시적 수사학」은 「집시의 시간」「현위의 인생」「거미여인의 키스」같은 영화를 통해 영화와 문학언어,특히 시와의 밀접성을 강조한 글.새우잡이 배 선원의 삶을 그린 우리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에서는 라디오뉴스를 통해 역사적인 격변들이 전해지지만 그 10여년간 선원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대비를 통해 공적인 역사와 사적인 삶의 흐름이 어긋나는 상황이 상징화되고 있다.시의 고유문법이 이처럼 다른 장르에 투영되는 예를 빌어 지은이는 다매체 시대 문학이 다른 장르와 교섭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1995-05-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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