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는 한미일 「대북 공조」/나윤도 뉴욕특파원(오늘의 눈)
기자
수정 1995-04-09 00:00
입력 1995-04-09 00:00
최동진 경수로기획단장은 이날밤,하루종일 계속된 양자·삼자간 협의회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2차 집행위원회 등에 참석한 후 다소 지친 표정으로 결과를 설명했다.그러나 『노형은 한국형으로 하고,설계·시공 등에 있어 한국의 중심적 역할 등 두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경수로사업이 진행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게 전부인 그의 설명은 협의회의 중요성에 비춰 추이를 주목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양보압력이 가시화하고 일본의 북한과의 외교교섭 재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이상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우리측은 이날 한·미,한·일 양자회담에서 이같은 문제에 대해 이미 김영삼대통령을 통해 강도높게 표시된 바 있는 우리측의 입장을 당연히 전달했을 것이다.따라서 우리의 입장 전달에 미국과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최단장은 『미국내 북한연락사무소나 북·일 수교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고 베를린 경수로전문가회의에 대한 대처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최근 북한의 한국형 거부로 인해 핵협정 자체가 교착상태에 빠진 정황으로 볼 때 3국간 공조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KEDO는 지난 3월초 발족 당시 베를린에서 열리는 경수로전문가회의는 3월말 회의 한차례만 미국이 KEDO를 대신해 참석하고 다음부터는 KEDO가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그러나 아무 설명없이 12일의 베를린 전문가회의에도 미국이 계속 참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이날 제2차 KEDO 집행이사회는 조직과 사무총장 계약건 등을 논의했으나 이렇다할 합의도 이루지 못했으며 3차회의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KEDO가 얼굴과 형체도 만들어지기 전에 무력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고 있다.
1995-04-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