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악성루머 진원지/증권사 정보팀·사설업체에 “의혹”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5-03-26 00:00
입력 1995-03-26 00:00
◎증권사 부장급 20여명의 「알송회」 유명/정보팀/영세 50개사가 증권정보 음성서비스/사설업체

증권가의 정보 팀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검찰이 증시의 악성 루머를 뿌리뽑겠다고 칼을 뺐기 때문이다.

증시에는 언제나 밑도 끝도 없는 소문들이 나돌기 마련이다.그러나 최근 덕산그룹 부도 이후에는 견실한 중견 업체들의 부도설까지 나돌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정보를 수집하는 증권사의 담당자들은 당분간 손을 놓고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증권사의 정보담당 부서장들도 25일 악성 루머를 근절하는 데 앞장설 것을 결의하는 등 정부의 방침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의 정보 담당자는 『일단 몸조심하고 있다』며 『그러나 증시는 돈이 오가는 곳이므로 정보의 흐름을 건전하게 유도하는 정책을 써야지,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루머의 내용은 정치·경제 정책·사회·기업 동향·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개인 신상 등 다양하다.속성상 기업 정보가 가장 많으며,1주일 정도 생명력을 유지한다.

공급원은 정치권과 정부의 정보기관·재벌의 회장 비서실 등.증권사와 재벌그룹을 중심으로 은행·보험·투자금융 등 금융기관,안기부·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 등 정부기관은 물론 정치권과 정치 사조직들도 정보의 공급과 유통에 일익을 담당한다.

이들은 정보의 생산자인 동시에 수요자이며,정보를 축소·확대 재생산하기도 한다.언론사에 경쟁 상대를 헐뜯는 엉터리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리는 기업들도 있다.

유통은 재벌그룹 정보 담당자들과 금융기관 종사자,정부의 정보 담당자들이 1대 1,또는 집단으로 만나 교환함으써 이뤄진다.활자화된 내용은 담당자들이 윗 사람에게 보고용으로 만든 것이다.

현재 활동하는 정보팀의 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구성원도 2∼3명에서 수십명까지 다양하다.알송회·화요회,수요회,목요회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알송회는 각 증권사 부장급 20여명으로 구성돼 중량감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안기부·기자·펀드매니저(주식운용역)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요회는 한 때 정확도에서 이름을 날렸으나 주요 멤버들이 하나 둘씩 떠나 지금은 와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사설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음성증권정보 서비스(ARS)도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진원지이다.현재 성업 중인 50여개 업체의 대부분이 2∼3명의 영세 업체로,그 직원도 증권에 관한 비전문가여서 장세 분석 능력이 떨어진다.

이들은 정보의 대가로 30초 당 1백원의 수수료를 받는다.따라서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업체보다 보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증시예측이 빗나가면 신용도가 떨어지므로 증시 상황을 꿰어맞추기 위해 일부러 악성루머를 퍼뜨리기까지 한다.

증권감독원의 루머 단속반장 박주홍 검사4국 차장은 『단속대상이 되는 것은 개연성을 과장하여 사실인 양 단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시중에 나도는 루머를 확인없이 전파하는 행위』라며 『차제에 루머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허위 사실 유포 행위가 드러나면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규환 기자>
1995-03-26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