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각 따로 있다”JP의 「마이웨이」/직설적 대응의 계산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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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1-10 00:00
입력 1995-01-10 00:00
민자당의 김종필대표(JP)가 심상치 않다.파도처럼 끊임 없이 밀려오는 「퇴진론」에 대해 알듯 모를듯 한 말만 되풀이 하더니 9일에는 직접적인 대응을 보였다.평소와는 달리 청구동 자택과 라디오 대담프로,확대당직자회의와 기자간담회등에서 4차례에 걸쳐 작심한듯 한 발언을 계속한 것이다.
발언의 요지는 『세계화가 곧 앉아 있는 김아무개를 쫓아내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으로 요약된다.또 『나는 이미 생각을 다듬어 놓고 있으나 지금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은 조금 더 지켜볼 일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나는 나대로 길을 가겠다』고도 밝혔다.
JP는 이어 『나의 거취에 대해 말이 많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 15대 총선이 끝날 때까지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라고 말해 정계은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김대표는 그러나 『그렇다고 반드시 요지부동이라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나갈 이유가 있으면 붙잡아도 나가고,나갈 이유가 없으면 밀어내도 안 나간다』고 했다.
이날 JP의 발언은 평소의 은유적인 표현과는 달리 전하는 메시지가 상대적으로 강렬했다.그래서 JP는 분명히 이날 3가지 정도의 생각을 정리해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어떠한 처지가 되더라도 대응할 생각은 정리되어 있지만 김영삼대통령과의 협의가 있기 전에는 섣불리 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세계화의 전제조건이 마치 자신의 퇴진문제인 것처럼 부각시킨데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나머지는 정계은퇴는 하지 않겠으며 밀어내는 방식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경고이다.
JP의 말을 다시 종합해 보면 분명히 「기분 나쁘다」는 뜻이 된다.그러나 명예퇴진,정계은퇴,백의종군하고는 다소 거리가 멀다.탈당이나 신당창당등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구체화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날 JP의 발언은 「국민의 여망」이라는 화두를 던져놓고 침묵하는 김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공을 되받아 던진 것이다.그러나 발언의 행간을 짚어보면 단호한 것 같지만유연한 면도 엿보인다.이를테면 「꿈적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여운이 그렇고 「언론이 제멋대로 마구 작문해서 이렇게 됐다」는 불만을 계속 터뜨리는 점이 그렇다.이제 JP는 김대통령과 만나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하고 거취를 결정 하겠다는 통첩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민자당의 민주계나 민정계 일부에서도 이날 JP의 발언이 다소 강력하다는 반응이나 아직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이다.민주계의 한 당직자는 『지금의 상황에서 반발이니 용퇴니 하는 해석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고 민정계의 한 당직자도 『대표직이 없어지더라도 JP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방법이 모색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상황이 유동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JP의 「마이웨이」선언은 김대통령과 JP 스스로가 방향을 바꿀수 있는 유동적인 「조건부 마이웨이」로 여겨지고 있다.<김경홍기자>
1995-01-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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