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승용차(’94 경제 핫이슈:11)
기자
수정 1994-12-25 00:00
입력 1994-12-25 00:00
삼성의 승용차 사업 진출 문제로 산업계가 한동안 떠들썩했다.완성차 업체의 노조들이 파업까지 하며 항의했지만 삼성이 따낸 사업권은 요지부동이었다.「역시 삼성」이었다.
『승용차 시장엔 진출할 능력도,생각도 없다』는 게 삼성이 상용차 시장에 진출할 때 했던 대국민 약속이다.6공화국 시절이었다.
그 때도 기존 업계의 반발이 거셌고 상공부 역시 반대했다.그러나 삼성은 대구에 공장을 세운다는 점을 강조하며 TK정서를 절묘하게 자극,상공부를 무력화시키고 뜻을 관철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이번엔 승용차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상공부와 산업연구원이 반대했고 지난 4월엔 대통령에게도 보고돼 불허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불씨는 부산경제 회생을 명분으로 살아났다.공장을 부산 신호공단에 짓겠다며 정치권을 공략했다.이번엔 부산 정서였다.삼성은 또 해냈다.가히 현란한 수완이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은 인력 스카우트를 자제하겠다고 각서까지 썼다.그러나 법률적 구속력이 없어 안 지켜도 그만이다.
명쾌한 사유 없이 하루 아침에 정책을 뒤바꾼 대표적 사례로 정부에 대한 신뢰에 큰 흠집을 남겼다.<권혁찬기자>
1994-12-25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