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3일만 다닐곳 있어도…(사설)
수정 1994-09-18 00:00
입력 1994-09-18 00:00
그러나 관광문제를 여행수지적자로만 보고 이 적자계수를 따지는 정도로 접근하는 관점에 우리의 근본적 맹점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좀 깨달아야 할 것 같다.아다시피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돈을 적게 쓰는 것은 그들이 돈을 쓸데가 없기 때문이다.「서울서 3일만 끌고 다닐수 있으면 2배는 더 돈을 쓰게 할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관광기획자들의 공개된 한탄이다.이에 대한 실질적 대응은 없이 달러계수나 들여다봐서는 관광에 대한 걱정이라는 것이 실은 모양내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쓰는 돈도 마찬가지다.사치성 낭비를 한다고 하지만 출국자 모두가 오직 낭비를 위해 나가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여행업자들의 비리에 더 원인이 있다.볼만한 장소에 가서는30분도 안돼 돌아나오라고 다그치고 쇼핑센터에 끌고 가서는 2시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있는 안내전술이 돈 잘못쓰기의 더 명백한 이유다.결국 관광에 관한 형식논리는 있어도 실질논리는 없다는 허위의식이 지금 막판에 온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변화의 흐름은 앞으로의 최대산업을 관광산업으로 보고 있다.오늘의 세계인구중 2억4백만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이는 경제활동인구 9명중 1명이며 전세계노동력의 10.6%라는 것을 뜻한다.통계를 더보자면 93년 세계관광업은 3조4천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소비자가계지출의 10.9%,자본투자의 10.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속에 정보화사회가 만들어 내는 노동시간의 단축,보통사람들의 평균적 문화감수성의 증진등을 통해 앞으로 최소한 연평균 6.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또 나와 있다.이에따라 향후 10년간 1억4천만명의 고용창출을 확신하고 있는데 이중 1억1천만명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고용될 것으로 추정한다.왜 그런가.서양 관광소재는 그동안식상할만큼 팔아먹은 헌상품이고 새상품은 아시아에서 아직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 입장에서 우리의 상품은 무엇인가.경주만 해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10대고도의 하나다.하지만 우리는 경주를 고도로 가꾸지 않고 아파트나 짓는 개발의 관점으로 쓰고 있다.이런 기본적 실수들의 되풀이가 관광적자의 주범인 것이다.달러수치나 들여다보는 협소함을 벗어나 실질내용에서 제대로 된 관광산업을 추구하는 대전환을 해야만 할 것이다.
1994-09-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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