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적응 못하면 문닫아라” 최후 통첩/「경영건전화 대책」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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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6-25 00:00
입력 1994-06-25 00:00
◎부실생보 정리 신호탄/시은 배당금 격감 예상

24일 재무부와 은행감독원이 내놓은 은행 및 생보사의 「경영 건전화」 대책은 금융 개방화 및 자율화 시대를 맞아 과거 타율시대에 곪은 상처를 단기간에 말끔히 씻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정 기간의 말미를 주고도 변화된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문을 닫으라는 게 정부의 주문이다.일종의 최후 통첩인 셈이다.

은행권에 대해서는 5년 내에 대손충당금을 쌓아 부실을 떨어내도록 요구한다.또 앞으로 당해 연도의 부실은 그 해에 충당금을 쌓도록 해 책임경영의 소재를 분명히 가리도록 했다.

지금까지 은행의 부실은 업계와 금융기관의 과욕과 유착,정부의 간여가 한데 어우려져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당연히 은행은 부실해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작년 말까지 24개 일반 은행의 부실채권이 2조9천3백24억원이나 되는데도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68.2%인 2조1억원에 불과했다.부실 총액 중 87.7%인 2조5천7백4억원을 짊어진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신탁·외환등 6대 시중은행이 당장 다급해졌다.매년 은행당 5백여억원씩 5년간 약 1조4천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거나 영업실적이 극히 나쁜 서울신탁은행과 상업은행은 배당은 커녕 자칫 충당금도 제대로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 88년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생보사들은 기존의 텃세가 심한 업계에서 주로 좁은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소액 주주들로 구성돼 개방화시대를 맞았음에도 대형화·전문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신설 생보사의 지급 능력은 1백억∼1백50억원 정도로,그동안의 사업비를 제하면 실제 여력은 20억∼30억원도 안 될 것으로 보인다.「건전화」라는 명분으로 부실 보험사를 정리하려는 의도이다.

본격적인 국제경쟁에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금융기관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우득정·백문일기자>
1994-06-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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