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연설/김종필·이기택대표 국회연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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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2-19 00:00
입력 1994-02-19 00:00
◎UR·개혁1년 엇갈리는 평가/민자/“문민화 큰성과”·“UR거부는 불가능“/민주/“정치실종­경기침체”·“재협상 노력 마땅”/정개법 회기내 처리만 한목소리… 조화 아쉬워

민자당의 김종필대표가 17일 국회 정당대표연설을 끝내자 민주당에서는 신랄한 비난 논평을 냈다.18일 민주당의 이기택대표가 대표연설을 마쳤을 때도 민자당은 기다렸다는 듯 조목조목 비판하는 논평을 자료까지 첨부해 발표했다.

여야의 대표연설은 각 정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생각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가장 큰 통로이다.또 국회는 정부에 대한 비판자인 동시에 국익을 위해서는 동반자의 역할도 수행한다.

그런데 김영삼대통령 정부 출범 1주년에 즈음해 여야가 대표연설을 통해 밝힌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서로에게 심할 정도로 인색했다.

민자당의 하순봉대변인은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연설을 『한마디로 길거리의 시위현장에서나 나올만한 무책임한 선동과 구호만 나열된 것으로 대단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 했다.

전날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김종필민자당대표의 연설을 『신권위주의 정부아래 실권없는 집권당대표로서 온갖 정치적 수사를 사용한 연설이 얼마나 국정에 반영될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김대표와 이대표의 연설에 대한 서로의 평가는 감정차원이라기 보다는 현안들에 대한 심각한 견해차를 드러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여야대표연설은 모든 현안을 짚고 있지만 정치권이 정치개혁 관계법을 이번 회기중에 처리해야 한다는 데만 일치했을뿐 각종 국가현안이나 정부에 대한 평가에는 상반된 시각을 나타냈다.

먼저 김영삼대통령 정부의 1년에 대해서 김민자당대표는 『변화와 개혁에 크나큰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하고 김대통령의 집권2기 개혁작업을 집권여당차원에서 적극 뒷받침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그러나 이민주당대표는 『새정부의 1년은 정치실종,경제침체,사회불안을 심화시킨 한해였다』면서 기껏해야 공직자의 재산공개와 군의 정화를 개혁의 성과로 평가한 정도였다.

우루과이 라운드(UR)에 대한 평가에서도 김대표는 『쇄국을 택하지 않는한 거부는 불가능하다』면서 『UR를 엄연한 세계의 신질서로 인식하고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국민을 설득했다.그러나 이대표는 『UR재협상 등의 노력을 펼치지 않는다면 우리 농업은 붕괴될 것이며 중소기업은 도산위기를 맞는등 일찍 경험 못한 새로운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개혁문제에 대해서도 김대표는 『통합선거법을 비롯한 정치개혁입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반드시」에 비중을 실었다.반면 이대표는 『여야합의로 정치개혁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여야합의」를 못박으며 여기에다 민자당이 소극적인 국가보안법의 개·폐문제를 들고나왔다.

북한의 핵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해서 김대표는 「신중한 접근과 장기적인 통일준비」를 강조했으나 이대표는 「남북정상회담추진과 야당대표의 북한방문」등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결국 여야대표연설은 국정현안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는 분명히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그러나 국회의 역할이 상반된 시각만부각시킬게 아니라 어느 쪽이 국익에 부합하는가 하는 조화를 모색하는데 있다는 숙제도 아울러 던져 주었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여야가 이번 국회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서로의 주장처럼 여당의 대표연설은 미사여구를 나열한 「설득」으로,야당의 대표연설은 위기감만 고조시킨 「선동」으로 비쳐질 것에 틀림없다.<김경홍기자>
1994-0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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