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북한설득 기대한다(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3-12-22 00:00
입력 1993-12-22 00:00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남북한을 함께 방문하기 위해 22일 서울에 온다.

그는 서울에서 김영삼대통령 한승주외무장관등과 일련의 회담을 가진뒤 24일 판문점을 경유,평양에 들어 간다.유엔사무총장이 유엔의 회원국들을 순방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일수 있으나 남북한의 특수관계와 때가 때인만큼 큰관심을 갖지 않을수 없다.

갈리총장은 평양에서 김일성주석등과 회담을 갖게 될 예정이다.세계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의 남북을 차례로 방문하는 그가 앞으로 한반도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또 그의 조정역할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수 없지만 우리는 그의 남북한동시방문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고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할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는 서울과 평양에서 한반도의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며 논의의 핵심은 북한의 핵문제가 될것으로 본다.

그는 방일중인 20일 하타 쓰토무 일본외상과의 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핵의혹 해소는 매우 절박한 문제이며 국제사회는 북한측의 대응을 언제까지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김일성주석에게 직접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주석은 갈리총장의 경고를 경청해 주기 바란다.북한의 핵문제는 이제 더 이상 지체할수 없는 마지막 고비를 맞고 있다.그럼에도 북한은 이를 애써 외면하면서 시간벌기에만 연연하는 인상이다.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북한의 비공식실무접촉에서 북한측은 지난10일의 미국핵사찰제안에 대해 「일부 진전된」자세를 보였으나 전면수용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갈리총장을 초청한 속셈은 어디에 있을까.미국과의 핵협상에서 벽에 부딪친 그들이 갈리총장에게 중재를 요청,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보려는 의도일 수도 있고 북한의 핵문제가 유엔안보리에 넘어가기전 그것을 막아보자는 외교적인 안간힘일수도 있다.또 주민들에게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음을 선전해 보려는 저의도 깔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사찰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촉구한 지난10일의 미국제안은 더 이상 수정될 수 없는 한미양국의 「최종안」이라는 점을 북한당국은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북한이 이 제안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유엔제재등 최악의 사태를 자초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갈리총장은 이점 북한지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북한지도자들은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1993-12-22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