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외언내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3-10-15 00:00
입력 1993-10-15 00:00
『도장도 파고 시계 수리도 하고 그럭저럭 사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시요.하지만 보통사람은 모를끼여유.월매나 외로운지』 무선전화기 제작회사에 취직한 어느 척추장애인이 『동료들의 체온을 느낀다는것이 말할수 없이 따습고 좋다』며 털어놓는 얘기다.

당장의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 뿐만아니라 삶의 의욕과 보람을 느낄수있는 사회참여의 기회로서 취업은 장애인에게도 필수적 조건이다.그러나 「보통사람」들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주장하면서도 장애인고용문제에 무심하다.

국내 30대 재벌그룹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이 0.2%에 불과하다는 국정감사 자료는 「보통사람」의 무심함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한 예다.장애인고용촉진법에 의하면 3백인 이상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체는 근로자의 2%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우리나라의 장애인은 약1백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약2.5%에 해당되므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이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데도 재벌기업들이 그 10분의1 정도밖에 지키지 않고 있는것이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사업주도 물론할 말은 있다.우선 장애인의 생산성이 미덥지 못하고 장애인을 고용할 경우 그들을 위한 시설을 돈 들여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는것이다.따라서 많은 사업주들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1인당 월13만8천원의 고용부담금을 지불하는 쪽을 택한다.

장애인고용이 활성화되려면 사업주의 인식전환과 함께 정책당국의 강력한 지도감독,장애인 직업훈련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그중 시급한것은 사업주를 비롯한 「보통사람」들의 인식전환.우리는 장애인문제를 흔히 남의 일로 생각한다.그러나 교통사고 산업재해 공해등으로 하루에도 수백명씩의 후천적 장애자(우리나라 장애인의 81%는 후천적 장애인)가 생겨나는 현실에서 장애자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되어 가고 있다.우리사회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장애인들에게 불행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공동책임을 져야 할것이다.
1993-10-1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