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해명서 발표 의미와 전망
기자
수정 1993-08-27 00:00
입력 1993-08-27 00:00
평화의 댐과 율곡감사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입장이 쌍곡선을 긋게 됐다.
전전대통령이 26일 감사원에 보낸 회신으로 평화의 댐 감사는 일단락되게됐으나 노전대통령의 조사거부로 율곡사업감사는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노 두 전직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의 질의에 직접 답변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날 발표한 대국민해명서에 감사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내용을 담아 답변을 시도하는 묘한 방법을 썼다.
감사원도 두 전직대통령이 공식적인 답변서를 보내오지 않았는데도 가급적 이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답변을 거부하려는데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에따라 감사원은 전전대통령측의 해명은 답변으로 접수하고 노전대통령측의 회신은 답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엇갈린 입장을 밝혔다.
이는 두 전직대통령이 전달한회신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더 영향을 받은 다분히 「감정적 대응」인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다.
두 전직대통령이 해명서를 통해 각각의 입장을 밝혔으나 평화의 댐 건설과 차세대전투기사업의 실체를 밝히기에는 둘다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전전대통령은 이회창감사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과 함께 원고지 50장분량의 대국민해명서를 통해 평화의 댐 건설과정을 나름대로 자세히 설명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에 반해 노전대통령은 정해창전비서실장을 통해 감사원의 질문서에 답변할 수 없다는 감사거부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또 감사원은 노전대통령의 대국민해명자료에도 질의의 중요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노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또 감사원이 두 전직대통령을 「차별대우」한 배경은 평화의 댐 건설과 율곡사업이라는 두가지 사안의 상이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평화의 댐 건설은 감사원에서도 인정하는 바와같이 정치적 성격이 짙은 사안이다.율곡사업과는 달리 댐 건설추진과정에서 비리의혹은 개입돼 있지 않다.
따라서 감사원은 전전대통령측의 포괄적인 해명만으로도 감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같다.
그러나 율곡사업은 이미 전직국방장관 2명을 포함,전직 군수뇌 6명이 검찰에 구속될 정도로 금품수수등의 비리와 관련된 사안이다.따라서 포괄적 해명이 아닌 구체적 증언이 필요한 사안이다.
또 미국측이 최근 율곡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보내주기로 결정한데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료가 도착하면 검토를 통해 어차피 필요한 부분을 재감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면조사결과와는 상관없이 전직대통령측과 감사원사이의 법리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전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헌법 97조(감사원 설치 근거)와 감사원법 24조(직무감찰의 범위)를 들어 『전직대통령조사는 헌정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전대통령도 정전비서실장을통해 『대통령 소속하에 설치돼 있는 감사원이 그 당부를 가리기 위해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정책결정을 감사원이 감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감사원법 50조(비감사대상기관에 대한 협조요구)를 반박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직대통령과 감사원 특히 노전대통령측과 감사원의 감정대립은 율곡사업감사의 진행과 함께 증폭될 전망이다.<이도운기자>
1993-08-27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