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을”… 농작물 피해 극심/이상저온 한달째
수정 1993-08-05 00:00
입력 1993-08-05 00:00
이상 기후가 한달남짓 계속되면서 전국의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저온현상에다 잦은 비,일조시간 부족 등이 겹쳐 벼와 과일 등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병해충 발생도 크게 늘고 있다.
기상청은 4일 『올 여름의 이상저온 현상은 지난 80년이후 13년만에 찾아온 것이며 지난달 평균 기온이 22.8도로 80년의 22.9도보다도 낮았다』며 『장마가 끝난 뒤에도 차가운 오호츠크고기압이 계속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어 8월 들어서도 저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조시간도 1백36시간으로 예년보다 25시간이 적었고 강수량은 3백21㎜로 40㎜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때문에 농림수산부가 지난 1일 전국 17개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생종 벼의 키가 예년에 비해 평균 4.3㎝ 작았고 특히 산간 및 해안지역은 5∼7㎝나 작아 냉해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해충 발생 면적이 69만1천㏊로 지난해보다 37%증가했고 병해충 가운데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잎도열병 발생면적은 지난해보다 1백12% 늘어난 12만5천㏊에 이르고 있다.
중·만생종 벼도 앞으로 냉해피해와 병해충 방제에 철저를 기하지 않을 경우 올 벼 작황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평균기온이 19.7도로 예년보다 3도 가량 낮았던 속초 등 강원영동 지방의 경우 벼이삭이 늦게 패는가 하면 벼의 키가 79.2㎝로 지난해보다 1㎝가 작고 포기당 가지수도 19.7개로 지난해보다 0.7개가 적은 상태다.또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 고랭지에서는 여름배추와 고추가 지나친 습기때문에 생긴 무름병으로 40%가량이 제때 출하되지 않아 썩어가고 있다.
경남지방도 예년에 비해 4∼5도 낮은 저온 현상이 계속돼 농작물 생육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잎도열병은 2만5천여㏊에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량 늘었으며 벼물바구미와 흑명나방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저온현상과 집중호우가 한꺼번에 몰아닥친 전북지방에도 잎도열병과 문고병 등이 확산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농가가 방제작업 없이도 풍년을 기록했던 경험으로 병충해 방제를 소홀히 하고 있어 전북도가 대대적인 지도·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경남 진주·진양·함양·거창 등 과일 주산지는 수확을 앞둔 배·사과·복숭아 등에 병충해가 생기는가 하면 과일이 제대로 익지 않아 농민들을 시름에 잠기게 하고 있다.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올 벼 작황상황은 현재로서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나 이달 하순의 일조량이 부족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최근 기후조건이 병충해가 생기기에 적합한 상태이므로 조생종이나 중·만생종 가릴 것없이 이삭이 나올 무렵에는 도열병 방제약을 꼭 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저온현상이 이달말까지 계속되겠으며 일시적인 무더위가 예상되는 중순에도 평균 기온이 예년의 23∼28도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전국 종합>
1993-08-05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