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대미 핵협상“유화적 접근”/미의 「물밑대화」시사 안팎(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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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5-14 00:00
입력 1993-05-14 00:00
◎고위급회담서 진실성 보일 전망/한·미,팀훈련중지 등 절충안 마련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문제해결에 따른 긍정적인 신호를 포착함으로써 곧 개최될 미·북한간의 고위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핵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북한핵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온 미국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한 이래 북한과 4차례에 걸쳐 북경참사관 접촉을 가졌으나 그 내용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을 회피해왔다.

그러나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정치군사담당차관보는 그동안 일관된 「함구」와는 달리 12일 북한이 핵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몇가지의 시사를 받았다고 밝혔다.갈루치차관보는 북한이 진지한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도 기꺼이 핵문제해결을 위해 그들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루치차관보는 이날 국무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가지의 시사」가 무엇인지,언제 그러한 시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다만 그는 12일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북결의안이 『매우 유용했다』고 평가했다.갈루치차관보는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활동과 북한핵문제를 다뤄온 최고위 실무관리이기 때문에 그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핵문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될 전망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5일 북경에서 열린 32차 미·북한접촉은 북한이 NPT탈퇴 고수입장을 전달한 31차 접촉 이후 한달 보름만에 북한측의 요청으로 열렸고 이로부터 3일 뒤인 8일엔 북한이 IAEA의 핵사찰팀 3명에게 비자를 발급했다.10일엔 33차 북경접촉이 있었고 여기에서 미·북한고위회담개최를 합의했던 것이다.

미국은 북한측과 참사관접촉을 가지면서도 핵문제해결을 위한 그들의 성실성에 대해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다.예를 들어 그들이 NPT탈퇴를 선언해놓고도 IAEA사찰팀을 입국시키는 것등은 NPT체제를 존중하겠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으나 북한의 진지한 태도가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갈루치차관보의 「해결조짐」발언이 유엔안보리의 대북결의안채택후에 나왔다는 것은 북한이 어떤 통로를 통해서든 결의안 채택후에 미국측에 「진지한 해결노력」을 통보해왔다는 것을 말해주거나 아니면 미국측이 그동안의 북한의 「시사」가 진실된 것임을 결의안채택을 전후로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미양국은 미·북한간의 고위회담개최와 관련,지난 11,12일 양일간 신기하 외무부 제1차관보가 미측의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접촉을 가짐으로써 최종적인 조율작업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한미양국의 조율작업에서는 미·북한고위회담에서 북한이 NPT탈퇴를 철회하고 IAEA의 특별핵사찰과 남북한 상호핵사찰을 수용할 경우 미측은 ▲팀스피리트훈련중지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핵사찰 ▲전반적인 미·북한관계개선을 제시한다는 기존의 양국협의에 따라 협상카드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다만 북한의 요구사항 가운데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핵불사용과 안전담보 등은 적절한 표현상의 절충으로 타협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자세를 유지키로 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명간 미·북한고위회담개최에 앞서 실무접촉이 열리면 북한이 핵문제해결과 관련하여 얼마나 진지한 자세를 갖고있는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3-05-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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