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근로(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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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2-23 00:00
입력 1993-02-23 00:00
지난해 10월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6년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92년 상반기 월평균 2백11·1시간(주당 48.6시간)은 전년대비 월평균 0.7시간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신기해 했다.86년에는 주당 54.7시간에까지 이르러 있었고 이로부터 주당 6시간이나 계속 줄기만 했었으므로 월 0.7시간이나마 여하간 늘었다는 것이 뉴스가 될만했다.

그러나 잠깐새 이 신기함은 다시 깨어졌다.작년 하반기까지 합쳐 통산을 하면 결국 해마다 2%이상씩 줄고 있는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주당 시간만으로도 2시간이나 더 줄어 46.8시간이 됐다.

정보화사회로 이행됨에 있어서 근로시간은 꼭 시간 그 자체의 양만으로 의미를 갖거나 실적을 나타내 주는것은 아니다.일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면서 더 많은 생산을 할수 있는 업종도 한 둘이 아니다.산업화시대의 생산체계에서도 장시간 작업이 오히려 효율성을 낮춘다는 견해도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

이 견해에 대한 자료는 우리에게서도 나왔었다.「30분 일 더하기」운동을 시작하던 91년말 한국노동연구원은 「회사에 남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보고서를 내놔 화제가 되었었다.이 조사에는 회사체류시간이 8∼10시간일때 개인적으로 낭비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19분,10∼12시간일때 1시간32분,12∼15시간일 때 2시간32분이라는 수치가 담겼었다.

따라서 근로시간은 이제 단순한 시간의 양으로만 통계를 내거나 또는 논의를 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할것 같다.근로의 내용과 질을 더 중시하는 분석적 접근이 필요해지게 됐다.

일본만 해도 작업장을 휴식처처럼 이쁘게 꾸미고 공장이란 말도 「스튜디오」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했다.「빈곤의 강제에 의한 근로시대」가 이제는 끝났다고 보는 근본적 근로의 변화를 읽고 있기 때문이다.출퇴근자유,토요격주근무,안방근무등 변형근로제들도 나타나고 있다.일한 성과와 근로시간을 함께 보는 평가의 틀을 만들어봐야 할것이다.
1993-0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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